어찌 이런 일이…세종시 한 비닐하우스에서 58마리 우르르 튀어나온 '이 생명체'

2025-09-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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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비위생적 공간의 진실

세종시 한 비닐하우스에서 무려 58마리의 개가 한꺼번에 구조되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불법적으로 사육돼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18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동물보호단체와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무허가 비닐하우스 내부에서 다층 구조의 케이지들이 설치돼 있었고,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비위생적인 공간에서 개들이 사육되고 있었다.

현장을 목격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악취가 진동하고, 배설물이 쌓여 있는 좁은 철창 안에서 수십 마리의 개들이 억눌린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조된 개들은 대부분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일부는 피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사육장이 설치된 비닐하우스 자체도 불법 시설로 확인됐다. 농업용 비닐하우스를 동물 사육장으로 전용한 행위는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세종시는 즉시 개들을 보호조치하고 소유주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시는 동물학대 여부와 무허가 영업 사실 등을 면밀히 조사 중이며,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곧바로 고발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해당 사건은 단순히 불법 사육 문제를 넘어 또 다른 파장을 불러왔다. 세종시는 구조된 개들이 인근 애견 미용학원의 미용 실습용으로 활용됐을 가능성까지 의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애견 미용학원에서 학생 실습을 위해 불법적으로 공급된 정황이 있는지 확인 중이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행정 처분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황은 동물권 보호 차원을 넘어 교육 현장과의 연계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어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미용 실습용 추정 사육개 58마리 구조. / 세종시 제공
미용 실습용 추정 사육개 58마리 구조. / 세종시 제공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사건은 비단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불법 사육 실태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제도적 보완과 철저한 단속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반복되는 근본적 이유로 △불법 사육장 단속의 한계 △허술한 동물보호법 집행 △사육된 동물의 불투명한 유통 구조 등을 꼽는다.

특히 무허가 시설에서의 동물 사육이 단속을 피하기 쉽고, 사후 관리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문제로 지적된다. 더불어 학원, 상점, 온라인 시장 등으로 연결되는 불법 유통 고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세종시는 현재 보호조치된 개들을 임시 보호소로 옮겨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입양이나 위탁을 통한 장기적 보호 방안도 논의 중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법 사육장에 대한 전수조사와 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물보호단체와 협력해 향후 유사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 활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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