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팔린 건 소금빵인데, 알고 보니 가격이 엄청 오른 건 '이 빵'

2025-10-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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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새 44% 오른 베이글, 빵값 인상세 ‘고공행진’

빵값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구체적인 상승폭이 통계로 드러났다.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빵값 상승이 심상치 않다. 특히 베이글은 3년 새 40% 넘게 오르며 대표적인 ‘고물가 품목’으로 떠올랐다. 간단한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즐기던 빵이 이제는 ‘작은 사치품’이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최근 발표한 ‘베이커리 시장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빵은 소금빵(15.7%)이었다. 뒤를 이어 샌드위치(15.0%), 식빵(7.2%), 크루아상(5.3%), 베이글(5.2%) 순이었다. 전체 판매 비중을 보면 여전히 간단하게 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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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글, 3년 새 44% 상승

눈길을 끄는 건 가격 상승폭이다. KCD 분석 결과, 주요 10개 인기 빵 가운데 베이글의 중위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2022년 6월 3천원대였던 베이글은 올해 6월 말 기준 4400~4900원 수준으로, 불과 3년 만에 44%나 상승했다. 샌드위치는 같은 기간 32%, 소금빵은 30% 올랐다.

중위가격이란, 전국 각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값에 해당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즉, 일부 고가 매장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반적인 가격대가 오른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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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빵·샌드위치도 줄줄이 인상

소금빵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2000~2500원대에서 쉽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3000~3500원대가 일반적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중적인 빵마저 꾸준히 오르며, ‘한 끼 빵값’이 예전보다 확연히 부담스러워졌다는 반응이 많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6.5% 상승했다. 2022년 6월과 비교하면 19.4%나 올랐다. 하지만 베이글, 샌드위치, 소금빵의 가격 상승률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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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값은 올랐는데, 수익은 줄었다

문제는 빵 가격이 이렇게 오르는데도 제과점과 카페의 수익성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KCD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베이커리·제과점’ 업종의 월평균 매출은 약 907만원으로, 최근 2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가다 적자로 전환됐다.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가 꾸준히 오르면서 매출보다 비용이 더 커진 것이다. 커피와 디저트를 함께 파는 ‘다방·카페’ 업종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월평균 매출은 724만원 수준으로, 큰 폭의 변화는 없지만 순이익이 점점 줄고 있는 추세다.

◎ 프랜차이즈와 개인 제과점의 격차

프랜차이즈와 개인 제과점 간의 격차도 뚜렷해졌다. 대형 브랜드는 안정적인 매출과 낮은 폐업률을 유지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제과점은 매출 규모가 작고 폐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 속에서 재료비 부담까지 겹치며 개인 제빵사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전국 3만7천여 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분석됐다. KCD는 2022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의 포스 데이터와 배달앱 거래 내역을 종합해 제과점·카페 업종의 매출 추이, 가격 변화, 소비자 선호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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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값 인상의 배경

전문가들은 밀가루, 버터, 설탕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곡물 가격이 한동안 안정되지 못했고, 환율 변동으로 수입 원재료 단가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임대료 상승과 배달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져 중소 제과점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

또한 SNS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 트렌드’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맛과 고급 재료를 선호하면서, 제과점들이 프리미엄 콘셉트로 제품을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가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 소비자의 체감 물가와 대응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감 물가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빵 한두 개와 커피 한 잔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던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예전엔 5천원이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만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보다는 지역 빵집을 찾거나, 직접 구워 먹는 홈베이킹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 빵값 인상, 장기화 전망

전문가들은 빵값 상승세가 단기간에 꺾이기 어렵다고 본다. 곡물과 원자재 가격의 변동 폭이 여전히 크고, 인건비 인상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식품산업 관계자는 “재료비와 유통비를 고려하면 현재의 가격 수준이 쉽게 낮아지기 어렵다”며 “다만 경쟁 심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빵값 인상은 단순한 소비 트렌드 변화가 아니라, 원자재·임금·물류비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단면이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작은 사치의 무게’는 한동안 가벼워지기 어려워 보인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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