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다행이다...광주서 3마리 모두 구조된 '멸종위기 동물' 정체
2025-10-18 07:00
add remove print link
도심 하천에도 출몰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광주에서 올해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3마리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지난 13일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야생동물 556마리를 구조해 치료한 뒤 191마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구조된 수달은 깨끗한 물환경에서만 살아가는 족제비과 포유류로, 국내 생태계 건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종이다. 유라시아수달 종에 속하는 이 동물은 유선형의 매끄러운 몸과 물갈퀴를 가졌으며, 1제곱센티미터당 약 5만 개의 털이 빽빽하게 자라 차가운 물속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수달은 예민한 수염으로 물의 미세한 진동을 포착해 물고기를 사냥하며, 굴을 스스로 만들지 못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멍이나 강가 잡목 주변을 서식지로 활용한다. 세력권이 상당히 넓어 수컷은 약 15킬로미터, 암컷은 7킬로미터 가량의 하천 구간을 차지하며 낮은 밀도로 생활한다.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뒤 1998년부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기 시작한 수달은 과거 모피를 얻기 위한 무분별한 포획, 서식 공간 훼손, 수질 악화, 댐과 도로 건설, 어망에 걸려 익사하는 사고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 최근 도심 하천에서 관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전체 개체수는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센터가 올해 구조한 동물 중에는 수달 외에도 수리부엉이 2마리, 팔색조 4마리, 하늘다람쥐 2마리, 새매 3마리, 남생이 1마리 등 희귀한 천연기념물이 여럿 포함됐다.

구조 사유를 분석한 결과 야생동물 번식철인 3월부터 9월 사이 어미와 헤어진 채 발견된 새끼가 289마리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방음벽과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다친 경우가 104마리로 19%였고, 감염병 21마리, 교통사고 12마리 순이었다.
요즘에는 도심 아파트 실외기와 베란다에 황조롱이와 비둘기가 둥지를 틀거나 너구리가 나타나 주민들의 불편 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센터는 발간물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리는 교육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문을 연 광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지난 7년간 159종 3946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그중 1380마리를 자연으로 되돌려 보냈다. 2022년에는 도심 나무 정비 작업으로 보금자리를 잃은 쇠백로 62마리를 긴급 구조한 바 있으며, 이후 번식철 전에 자치구와 협력해 도로변 수목을 미리 점검하고 정비하는 등 예방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정현철 광주보건환경연구원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신고 덕분에 올해도 많은 야생동물을 구조해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며 "다치거나 미아가 돼 움직이지 못하는 야생동물들을 발견했을 경우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