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황망히 우리 곁을 떠나신 故 정희철 단월면장님을 12만 9천여 양평군민과 1천 8백여 공직자 모두가 비통하고 가슴 에이는 마음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배웅을 마치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늘 온화하고 따뜻한 미소로 모든 군민을 대하시며 양평군과 단월면 발전만을 가슴에 품고 현장에서 동분서주 일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특검 수사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혼자 감내하시고 억울함을 호소하셨던 고인을 지켜드리지 못함에 양평군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영면을 빕니다.
고인께서 조사를 받았던 공흥지구 개발사업 건은 오래전부터 수사와 조사가 이루어졌던 사건이며, 무혐의 불송치 결정이 된 사건이었습니다.
고인께서 남기신 자필 메모엔 강압, 억압, 멸시, 회유 등의 단어들이 수없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단어만 보더라도 한 공무원이 감내할 수 없는 너무나 큰 고통을 겪으셨음을 우리 모두는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고인 외에 조사를 받고 있는 다수의 우리 공직자들이 있습니다. 우리 군은 그들의 인권과 정당한 권리를 지켜야 합니다.
우린 그들의 공직생활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고문변호사 지원 확대, 조사 대상 공직자를 위한 심리상담, 정당한 행정행위로 인한 사법기관 조사 시 공직자 지원 방안 마련 등 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할 것이며, 이후에도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각고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이러한 희생이 개인의 고통과 죽음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억울함을 호소할 통로조차 없이 스스로를 지켜야 했던 고인의 죽음 앞에서 우리 모두는 국가 제도와 역할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평군 공직자들이 부당한 압박 없이 본연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지킬 것입니다.
이곳 양평은 팔당 상수원 규제로 인한 50년의 보상 없는 희생, 수십 년간 포탄을 맞아야 했던 용문산 사격장, 서울~양평 고속도로 중단으로 인한 주민의 분노와 좌절 등 긴 세월 동안 국가 정책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불이익과 고통을 감내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양평군민과 공직자는 묵묵히 법적·행정적 한계를 지켜왔고, 공동체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고통과 희생 위에 쌓인 이 지역의 명예와 자존이 무너지지 않도록, 더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행정적·법적 조치를 강력히 강구할 것임을 밝히며 양평 지역사회와 군의회, 언론인께서도 함께 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