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안 트게 하려면 보습제보다 매일 '이것' 챙겨야 합니다

2025-10-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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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스치는 계절, 입술이 먼저 마른다

가을이 오면 피부보다 먼저 신호를 보내는 부위가 있다. 바로 입술이다.

습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일교차가 커지면 입술의 얇은 각질층이 쉽게 갈라진다. 게다가 입술에는 피지선이 없어 스스로 수분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 결과, 건조함이 심해지면 각질이 일어나고 피가 날 정도로 트는 ‘입술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닌, 건강 신호로 봐야 하는 이유다.

◆ ‘핥기’는 최악의 습관, 수분 대신 자극을 남긴다

입술이 마르면 무의식적으로 혀로 핥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행동은 보습이 아니라 오히려 건조를 가속화시킨다. 침 속의 효소가 입술의 보호막을 녹여내기 때문이다. 침이 마르면서 입술 표면의 수분도 함께 증발하고, 반복될수록 각질층이 얇아지며 염증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입술을 핥는 것은 마른 피부에 알코올을 바르는 것과 같다”고 경고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Zeljko Jevtic-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Zeljko Jevtic-shutterstock.com

입술을 자주 깨무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갈라진 각질을 손이나 이로 뜯으면 상처가 깊어지고, 세균 감염 위험이 커진다. 입술 주변의 피부는 매우 얇아 상처가 생기면 쉽게 염증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가을철에는 입술 끝이 갈라지는 ‘입술 구각염’이 흔하다. 이때는 자극을 최소화하고, 항염 성분이 있는 연고를 일시적으로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 하루 세 번, ‘보습 루틴’을 지켜야 한다

입술 보습의 핵심은 ‘습관화된 관리’다. 아무리 좋은 립밤도 가끔 바르면 효과가 없다. 아침 세안 후, 오후 외출 중, 잠자기 전 하루 세 번을 기본 루틴으로 두면 좋다. 특히 자기 전 보습은 필수다. 수면 중에는 체온이 상승하고 수분이 증발하기 쉬워, 입술이 가장 많이 건조해지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자기 전에는 오일 성분이 풍부한 립밤이나 바세린을 두껍게 발라 수면팩처럼 활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낮에는 산화아연이나 티타늄디옥사이드 등 자외선 차단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자외선은 가을에도 입술의 수분을 빼앗고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각질 제거는 ‘가볍게’, 자극은 최소로

건조한 입술을 관리할 때 가장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각질 제거다. 하얗게 일어난 각질이 보기 싫다고 손으로 떼거나 스크럽을 과하게 하면 오히려 보호막이 벗겨진다. 미온수에 적신 거즈나 면 티슈로 살살 눌러준 뒤, 부드럽게 문질러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각질을 제거한 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줘야 한다.

가정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입술팩’도 도움이 된다. 꿀 한 작은술에 올리브유 몇 방울을 섞어 입술에 바른 뒤 랩을 덮고 5~10분간 두면 된다. 꿀의 보습력과 항균 작용이 각질을 부드럽게 녹이고, 올리브유가 유연하게 보호막을 형성한다. 단, 민감성 피부라면 꿀의 자극이 있을 수 있으니 1분 정도 테스트한 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Roman Samborskyi-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Roman Samborskyi-shutterstock.com

◆ 수분은 안에서부터, ‘립밤보다 물 한 잔’

입술 보습의 절반은 몸속 수분에 달려 있다. 아무리 립밤을 자주 발라도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입술은 쉽게 마른다. 하루에 최소 6~8잔의 물을 꾸준히 마시는 것이 기본이다. 커피, 홍차처럼 카페인이 든 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을 빼앗을 수 있으므로, 가을에는 물이나 따뜻한 보리차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군과 E가 풍부한 식단도 입술 건강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2, B6는 세포 재생을 도와 갈라진 입술의 회복을 촉진하고, 비타민 E는 혈액순환을 개선해 입술색을 생기 있게 만든다. 계란, 견과류, 아보카도, 통곡물 등이 대표적인 식품이다. 반면 짠 음식이나 매운 음식은 입술의 수분을 빼앗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립밤 선택, ‘성분표를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시중 립밤 중에는 향료나 멘톨, 페퍼민트 오일 등이 들어 있는 제품이 많다. 사용 직후에는 시원하고 촉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자극을 줘 건조함을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무향, 무색, 보습 성분 중심의 립밤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시어버터, 세라마이드, 호호바오일, 글리세린 같은 성분이 대표적이다.

또한 장기간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입술은 피부 중에서도 가장 흡수율이 높은 부위로, 화학 성분이 체내로 쉽게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새로 바꿀 때는 1~2일간 소량만 사용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 트러블이 반복된다면, 단순 건조 아닌 질환일 수도

아무리 보습을 해도 입술이 계속 갈라지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철분이나 아연 결핍, 비타민 B2 부족은 입술이 자주 트는 대표적 영양 결핍 증상이다. 구각염이나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입술이 붓거나 진물이 날 경우에는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입술은 하루에도 수없이 움직이는 기관이지만, 피부보다 훨씬 민감하다. 거창한 관리보다 작은 습관의 꾸준함이 중요하다. 립밤 하나, 물 한 잔, 따뜻한 바람을 피하는 그 사소한 선택들이 가을철 입술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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