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귀한 탄생… ‘서울대공원 아기 호랑이’, 드디어 이름이 정해졌다

2025-10-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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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태어난 희귀 혈통, 11월 시민에 첫 공개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의 이름이 ‘설호’로 정해졌다.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  / 서울대공원 제공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은 시민 참여 투표를 통해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이름을 ‘설호’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름 공모에는 총 2460명이 참여했으며 다득표로 선정된 6개 후보 가운데 설호가 177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해온’(140표), ‘보훈’(82표), ‘새미’(80표), ‘다온’(46표), ‘미루’(45표)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대공원은 “이제부터 서울대공원의 새로운 얼굴인 암컷 아기 호랑이를 ‘설호’로 불러 달라”며 “SNS를 통해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하는 설호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노령 부모가 낳은 기적의 탄생

설호는 순수 혈통 시베리아 호랑이로 올해 현충일인 6월 6일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이번 출산은 2022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부모 개체인 ‘로스토프’와 ‘펜자’가 모두 15세로 이미 번식이 쉽지 않은 노령에 속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두 호랑이는 2010년 러시아 야생에서 태어나 2011년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서울동물원으로 들어온 국제적으로도 우수한 혈통의 개체다.

새끼의 ‘할머니 개체’ 역시 러시아 연해주 야생에서 구조된 순수 혈통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공원은 “이번 출산은 단순한 개체 번식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순수 계보를 잇는 의미 있는 사례”라며 “시베리아 호랑이, 즉 아무르호랑이는 과거 한반도에 서식하던 한국호랑이와 같은 혈통으로 상징성 또한 크다”고 설명했다.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 / 서울대공원 제공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은 오랜 기간 호랑이가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힘써왔다. 맹수사 뒤편 관리도로에는 서양측백나무를 빽빽이 심어 관람객과 차량의 소음을 차단했고, 관리도로 개장 시간을 1~2시간 늦춰 호랑이가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메디컬 트레이닝을 통해 채혈이나 건강검진 시 받는 스트레스를 줄였으며, 다양한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도 꾸준히 적용해왔다. 이런 세심한 관리가 쌓여 노령의 호랑이 부부가 건강한 새 생명을 품을 수 있었다.

설호는 현재 백신 접종을 차례로 진행 중이며, 1~4차 예방 접종이 완료되는 오는 11월 중순 일반 시민에게 첫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공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멸종위기종 보호와 생물 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 / 서울대공원 제공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은 1984년 개장 이후 현재까지 포유류 112종, 조류 63종, 파충류 26종, 양서류 9종 등 다양한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멸종위기종의 보전과 번식을 위한 연구와 교육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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