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이 버튼 잘못 누르면…난방비 폭탄 맞을 수 있습니다”
2025-11-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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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활용하면 난방비 폭탄 맞는 보일러 모드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예고되면서 난방비 폭탄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 달에 10만~20만원에 달하는 난방비 부담에 보일러를 켜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대다수 가정에서 난방비를 아끼려고 습관적으로 누르는 버튼 하나가 오히려 요금 폭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외출모드, 난방비 절약 아닌 '동파 방지' 기능
문제의 버튼은 바로 '외출모드'다. 집을 비울 때 난방비를 아끼려는 목적으로 외출모드를 누르는 가정이 대부분이지만, 이는 잘못된 사용법이다. 보일러 전문가들은 외출모드가 난방 절약과는 무관한 기능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출모드의 실제 용도는 배관 동파 방지다. 이 모드를 작동시키면 보일러는 배관이 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온도만 유지하며, 사실상 거의 꺼진 상태로 전환된다. 이로 인해 실내 온도는 급격하게 하락한다.
떨어진 온도 다시 올릴 때 에너지 과다 소모
문제는 귀가 후 다시 난방을 시작할 때 발생한다. 크게 낮아진 실내 온도를 원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내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가스 사용량이 7%씩 증가한다.
만약 외출모드로 인해 실내 온도가 10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20도로 회복해야 한다면, 10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가스비가 70%나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외출모드 사용이 난방비를 더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실제 사례도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가정은 매일 외출 시 외출모드를 사용해 월 15만원의 난방비가 나왔으나, 외출모드 대신 온도 조절 방식으로 바꾼 후 9만원으로 감소했다. 한 달에 6만원을 절감한 것이다.

올바른 방법은 '온도 조절'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외출 시 난방 관리법은 간단하다. 외출모드를 누르지 말고, 평소 설정 온도에서 3~5도만 낮춰두고 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일상적으로 22도를 유지한다면, 외출 시에는 17~18도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실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아 귀가 후 온도를 높일 때 에너지 소비가 훨씬 적다. 이 방법만으로도 월 3만원 정도의 난방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외출모드는 언제 사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2~3일 이상 장기간 집을 비울 때만 외출모드를 작동하라고 조언한다. 명절이나 여행 등으로 며칠간 집을 비우는 경우가 해당된다. 다만 이때도 기상 예보를 확인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가는 강추위가 예상되면 주의가 필요하다.

난방비 아끼는 다른 꿀팁은?
외출모드 사용 중단 외에도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보일러 모드는 주택 단열 상태에 따라 선택하되, 단열이 잘 된 집은 실내 모드를, 외풍이 심한 집은 온돌이나 예약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온수 온도 설정도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40도, 겨울철에는 50도로 맞춰두면 찬물을 섞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양치질이나 손 씻기 등 짧은 시간 물을 사용할 때는 냉수를 쓰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사용하지 않는 방이 있다면 싱크대 아래 밸브를 반쯤 잠가두는 것도 방법이다. 보일러 청소는 1년에 1회 실시하면 효율이 10~20% 향상된다. 10년 이상 사용한 보일러는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체감 온도가 2~3도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창문에 뽁뽁이를 창틀 전체에 붙이면 난방비를 약 10% 줄일 수 있으며, 바닥에 러그나 카페트를 깔아 열기를 보존하는 것도 유용하다.

전문가들은 난방비 절약의 핵심은 한 번 데운 난방수의 온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밤에 따뜻하게 데워놓은 온도를 겨울 내내 24시간 열 손실 없이 보존하는 것이 난방비 절약의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실천하면 최대 50%까지 난방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