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도시’에서 ‘맛의 도시’로…세종시, 미식으로 관광 승부수

2025-11-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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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심·구도심 미식 자원 첫 체계적 발굴…'세종오식' 등 체험 프로그램도
프랜차이즈 배제·시민 추천 위주 44곳 선정…지속 가능한 관광 유인책 될까

세종미식탐험이미지 /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세종미식탐험이미지 /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행정수도라는 타이틀 아래 관료 중심 도시로 인식돼 온 세종시가 ‘미식 관광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역 고유의 음식 문화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관광 자원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면서 도시 정체성의 외연 확장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11월 한 달간 ‘세종미식탐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음식·여행·체험을 결합한 복합형 관광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종의 다양한 식문화 자원을 기반으로 한 미식관광 활성화 시도로,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객관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내 최초 레스토랑 가이드 발간사인 블루리본 서베이와 공동으로 ‘세종사랑맛집’ 44곳을 선정했다. 프랜차이즈 업소, 위생법 위반 업소는 배제하고 세종시민과 읍면동 추천, 블루리본 데이터를 반영한 서면 및 ‘미스터리 쇼퍼’ 방식의 현장평가를 거쳤다. 이중 70% 이상은 시민 추천으로 구성돼 지역 정서 반영에도 신경 썼다는 설명이다.

선정된 업소는 한식, 양식, 카페 등 장르별로 다양하며, 해당 명단은 별도의 미식 책자, 지도, 공식 누리집,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방문객 대상 할인 등 프로모션도 11월 한 달간 진행된다.

관광상품으로는 '세종오식(世宗五食)'이라 명명된 1박 2일 코스가 눈에 띈다. 세종대왕의 식탁을 모티브로 다섯 번의 식사를 중심으로 지역 전통시장과 골목투어를 포함한 일정으로 구성됐다. 참가비는 유료이나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세종시 소비 영수증과 함께 신청 시 무료 추첨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식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위한 ‘미식세미나’도 기획됐다. 지역 식재료·요리법·주류 등을 주제로 한 ‘세종의 식탁’ 강연은 11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열리며,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지역 식문화를 탐색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세종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만의 정체성을 발굴해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하려는 전국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남 순천의 정원박람회, 강릉의 커피 거리처럼 ‘콘텐츠 기반 지역 브랜딩’의 성공 사례가 늘면서 미식 역시 지역 관광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경우 관광산업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광 인프라, 접근성, 지속가능한 콘텐츠 확보 등 후속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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