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잠자는 보물' 5,200종, 언제 농민 지갑 채우나?"
2025-11-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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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잠자는 보물' 5,200종, 언제 농민 지갑 채우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라남도가 품고 있는 5,200여 종의 방대한 천연자원이 ‘그림의 떡’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제기됐다.
전남도의회 박성재 의원은 전남바이오진흥원 행정사무감사에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실제 농가 소득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현재의 바이오 산업 정책의 한계를 강하게 질타하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연구실에 갇힌 바이오, 밭으로 나와야”
박 의원은 전남이 천혜의 바이오 소재 보고(寶庫)임을 강조하면서도, 그 혜택이 정작 농민에게 돌아가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성분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쌓아두면 무엇 하나. 농민이 직접 기르고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돈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연구실에 머무는 바이오가 아닌, 농가의 밭에서부터 시작되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름도 모르는 대표 상품, ‘깜깜이’ 홍보
정책의 허점은 마케팅 부재에서도 드러났다. 박 의원은 “전남도가 야심 차게 개발한 대표 품종 ‘흑하랑’조차 도민 대부분이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생산 단계부터 지속 가능한 시장성과 판매 전략을 함께 고민하지 않은 결과라며, 농민들이 믿고 재배할 수 있도록 판로부터 확실히 다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쓰지도 못하고 반납하는 예산, ‘주먹구구’ 행정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 의원은 ‘마을로 플러스 프로젝트’ 등 일부 사업의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도 못하고 반납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는 애초에 사업 설계와 예산 편성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사업 계획 단계부터 현실성과 효율성을 면밀히 따져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화의 청사진, 말보다 실천이 먼저
이에 대해 진흥원 측은 ‘그린바이오 육성지구’ 지정 등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산업화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을 거듭 강조했다. 잠자고 있는 전남의 거대한 잠재력을 깨워 농촌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정책의 방향키를 ‘농가’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