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바다, 쓰레기에 익사 직전…'수거 기능 0%' 유령선만 떠다닌다"

2025-11-12 10:23

add remove print link

"전남 바다, 쓰레기에 익사 직전…'수거 기능 0%' 유령선만 떠다닌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매년 4만 5천 톤. 전라남도 앞바다가 감당해야 할 해양쓰레기의 무게다. 어민들의 터전이자 우리 모두의 자산인 바다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이를 정화해야 할 핵심 장비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나며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신승철 전남도의원
신승철 전남도의원

####이름만 ‘정화선’, 현실은 ‘빈 깡통’

전남도의회 신승철 의원은 최근 해양수산국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재 전남 바다를 떠다니는 어장 정화선의 치명적인 허점을 파고들었다. 이름과 달리 이 배들은 바다에 떠다니거나 가라앉은 쓰레기를 직접 ‘수거’할 능력이 전무하다. 오직 다른 배나 사람이 건져 놓은 쓰레기를 육지로 ‘운반’만 하는, 말 그대로 ‘빈 깡통’ 신세라는 것이다.

####책임 떠넘기는 정부, 막막한 지자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전남도는 쓰레기 수거와 침적 폐기물 처리까지 가능한 신형 정화선 4척의 도입이 절실하다며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해양쓰레기는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는 논리로 예산 지원에 선을 그으며, 사실상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적 재난에 가까운 문제를 지자체의 힘만으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69%가 바다에서 발생, 근본 대책 절실

전남 해역 쓰레기의 약 70%는 양식장 관리나 어업 활동 중에 발생하는 ‘해상 기인 쓰레기’다. 이는 문제의 발생지를 통제하고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수거 능력도 없는 배로 연안을 맴도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단순 요청 아닌, 예산 쟁취해야"

신승철 의원은 "해양 환경오염은 특정 지역을 넘어 국가 전체의 재앙"이라고 규정하며 전남도의 소극적인 태도를 질타했다. 그는 "단순히 예산을 요청하는 수준을 넘어, 모든 정치적 역량과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신규 정화선 예산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깨끗한 바다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지켜내야 할 책무이기 때문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