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고 싶다”는 30대 역대 최대…일자리보다 휴식 택했다

2025-11-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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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취업자 19만3000명 늘었지만 청년 고용 부진 지속

지난달에도 청년층 고용 한파가 이어지며 30대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구직자가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구직자가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2025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취업자는 2904만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9만 3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수가 9개월 연속 증가하며 겉보기엔 견조한 흐름이지만, 증가 폭은 전월(32만 9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동안 이어진 고용 회복세가 다소 힘을 잃는 모습이다.

이번 증가세의 중심은 여전히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이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33만 명 넘게 취업자가 늘었다. 반면 사회 진입기에 있는 20대 취업자는 15만 명 가까이 줄었고, 40대(−3만 8000명)와 50대(−1만 9000명)도 감소했다. 그나마 30대가 8만 명 늘며 소폭 증가했지만, 세대 간 고용 격차는 여전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28만 명 늘었고, 도매·소매업(4만 6000명), 금융·보험업(3만 4000명)도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12만 4000명), 건설업(−12만 3000명), 제조업(−5만 1000명)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은 1년 6개월, 제조업은 1년 4개월 연속 줄며 부진이 이어졌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제조업 등 산업의 업황이 좋지 않고, 경력직 중심·수시채용 확산이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60대 이상이 취업자 증가를 이끌고 있지만, 청년층 고용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분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고용률은 ‘겉으로는 호조’…실제론 30대 ‘번아웃’ 징후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 OECD 기준(15~64세)은 70.1%로 전년 대비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6%로 1.0%포인트 하락하며 18개월째 내리막이다. 청년층 실업률은 5.3%로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이는 취업을 포기한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실업자는 65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 명 줄었고 실업률은 2.2%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상용근로자는 28만 6000명 늘었지만 일용근로자는 5만 5000명 줄었으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만 9000명 증가했으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만 7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12만 1000명으로 3만 8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쉬었음’ 인구가 258만 명으로 13만 5000명 증가했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 4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 4000명 늘어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대 ‘쉬었음’ 인구도 15만 6000명으로 4만 명 늘었고 구직단념자는 36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 1000명 증가했다.

공 국장은 “30대의 고용률 자체는 양호하지만,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도 ‘잠시 멈춤’을 선택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며 “고용지표의 겉모습이 좋아 보여도 실제 삶의 질과 일자리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10월 고용동향 / 국가데이터처 제공
10월 고용동향 / 국가데이터처 제공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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