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눈물 훔치는 '밭털이범', 첨단 '움직이는 눈'으로 잡는다"

2025-11-1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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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눈물 훔치는 '밭털이범', 첨단 '움직이는 눈'으로 잡는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한 해 농사를 망치는 ‘밭 서리’가 단순 생계형 범죄를 넘어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범죄로 진화하면서, 농민들의 피와 땀이 속수무책으로 도둑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수막과 순찰 강화라는 기존의 ‘보여주기식’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전남도의회에서 터져 나왔다.

오미화 전남도의원
오미화 전남도의원

####“현수막만 걸면 끝?”… 농심 울리는 땜질 처방

전남도의회 오미화 의원은 자치경찰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수확철이면 으레 등장하는 절도 예방 현수막을 예로 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농산물 절도는 갈수록 대담해지고 조직화되는데, 검거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 순찰 강화와 현수막 게시는 텅 빈 들판에 공허한 메아리를 외치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고령화된 농촌, 순찰 돌 사람이 없다

경찰 당국은 자율방범대 등과 협력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오 의원은 “수확철에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만큼 바쁜 데다, 대부분이 고령인 농촌에서 24시간 순찰을 돈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탁상공론”이라고 일축했다. 범죄는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서 일어나는데, 모든 밭에 고정식 CCTV를 설치하는 것 역시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해 불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대안, ‘이동형 CCTV’

이에 오 의원은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이동형 CCTV’의 도입이다. 이는 고정식보다 훨씬 저렴하고, 특정 작물의 수확기나 절도 위험이 높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설치했다가 다른 곳으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감시 효과를 낼 수 있는, 농촌 현실에 최적화된 맞춤형 해결책인 셈이다.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

오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범죄가 발생한 뒤에 범인을 잡는 것보다 애초에 범죄의 싹을 자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격적인 영농 교육이 시작되는 여름철에 절도 예방 교육을 병행하고 관련 홍보물을 배포한다면, 농민들의 경각심을 높여 사전 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제적인 대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고령화된 농촌의 현실을 깊이 이해하고 제시한 실질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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