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됐다 귀국했던 한국 근로자들, 기존 비자로 다시 미국 들어갔다
2025-11-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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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문제 우려됐던 가운데 실제 입국 사례 확인
미국 조지아주 대규모 구금사태 당시 귀국했던 한국인 근로자 일부가 기존 비자를 이용해 다시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 한인회는 지난 9월 이민세관단속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가운데 3명이 지난달 B1 비자로 미국에 재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지아주 서배나에 거주하는 임태환 조지아 동남부 연합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들을 공항에서 직접 목격했다며 구금 경험에도 불구하고 업무 완수를 위해 조지아주로 출장을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이 입국 과정에서 기존에 발급된 B1 비자를 그대로 사용했고 공항 심사에서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 ‘서배너 타임스’를 운영하는 이정환 국장도 최근 현대차 관련 출장자들 사이에서 B1 비자 입국이 다시 늘고 있으며 비자면제프로그램보다 정식 비자를 택하는 흐름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조지아 현지 법조계 역시 일부 근로자가 서울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발급받은 B1·B2 비자가 명시된 기간까지 유효하다는 확인 메일을 받은 사실을 전했다.
이는 지난 9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상용 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 측이 밝힌 입장과 맞닿는다. 당시 미국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 과정에서 수행하는 장비 설치와 점검, 보수 업무에 B1 비자를 활용할 수 있으며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로도 동일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1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더 잉그럼 앵글’ 인터뷰에서도 조지아주 사태를 다시 언급하며 이전보다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조지아주에는 평생 배터리를 만들어 온 한국인들이 있었다”며 초기 공장 가동을 위해 500~600명의 숙련 기술자를 데려와 현지 인력에게 생산 공정을 전수하려 했는데 미국 당국이 이들을 오히려 나라 밖으로 내쫓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정 기술은 미국 안에 없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배워야 하고 인재는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직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외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 이민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외국 기술 인력이 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한 나라가 와서 10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고 할 때 5년간 일한 적 없는 실업자들 명단에서 사람들을 데려다가 ‘이제 미사일을 만들자’고 할 수는 없다”며 공장 초기 가동에 필수적인 숙련 인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지난 9월 4일 조지아주 서배나에서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17명을 포함한 근로자 450여명이 이민 당국에 의해 예고 없이 체포되는 대규모 단속이 벌어졌다. 구금된 근로자들은 조사 후 출국 조치돼 귀국했으며 사건은 양국 모두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다만 모든 근로자가 복귀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일부는 체포와 구금 과정에서 받은 충격 때문에 미국 재입국을 원치 않고 있으며 이민세관단속국을 상대로 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