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에 멍든 공무원들, ‘마음 방패’를 들다"
2025-11-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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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에 멍든 공무원들, ‘마음 방패’를 들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감정 노동의 최전선에서 ‘총알받이’가 되어버린 공무원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광주시 광산구가 명상이라는 특별한 처방전을 꺼내 들었다.
지난 14일, 구청 강당은 묵언 수행의 공간으로 변신했고, 100여 명의 대민 업무 공직자들은 잠시 복잡한 서류를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법
이날 특별 강연자로 나선 명상의 대가 인경 스님은, 끊임없이 밀려오는 민원을 ‘파도’에 비유했다. 그는 “파도를 멈출 수는 없지만,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법은 배울 수 있다”며,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감정을 분리하고 마음의 중심을 지키는 ‘마음 근육 단련법’을 제시했다. 이는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닌,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다스리는 법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나’를 지키는 마음의 기술
스님의 가르침은 추상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구체적인 명상법을 직접 시연했다. 이는 ‘민원인’과 ‘나’를 동일시하며 상처받았던 공직자들에게, ‘내 마음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심리적 방어 기술이었다.
####번아웃, 개인의 몫이 아닌 공동체의 과제
이번 강연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악성 민원과 그로 인한 공직자들의 정신적 소진(번아웃)을 더 이상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하지 않겠다는 광산구의 의지를 보여준다. 직원의 마음 건강이 곧 행정 서비스의 질과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조직 차원에서 심리적 회복을 돕는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다.
####위로와 공감, 다시 일어설 힘
강연에 이어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는 지친 마음을 보듬는 위로와 공감의 시간이 이어졌다. 광산구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공직자들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단단히 중심을 잡고, 주민들을 위한 봉사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