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이 갑자기...” 추운 날엔 당장 목부터 감싸세요

2025-12-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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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동맥 두께, IMT 수치로 뇌졸중 위험 예측
40대부터 시작되는 혈관 변화, 초음파 검사로 조기 발견하기

경동맥은 증상 없이도 조용히 두꺼워지며 어느 순간 뇌졸중 위험을 눈앞까지 끌어올린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피를 보내는 길목으로, 뇌혈류의 대부분이 이 통로를 지난다. 턱 아래 양옆에서 손가락을 대면 뛰는 맥이 잡히는 그 부위가 바로 경동맥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혈관은 50% 이상 좁아지기 전까지 특별한 이상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채 위험을 쌓아간다. 한 번 좁아지기 시작하면 진행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도 있어, 조기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동맥 상태를 살피는 대표 지표가 내중막 두께다. 혈관벽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가장 안쪽과 중간층의 두께를 합친 값을 IMT라고 부른다. 건강한 성인은 보통 0.9㎜ 이하이며, 1.1㎜가 넘으면 죽상동맥경화증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쌓여 죽처럼 딱딱한 덩어리가 만들어지면 통로가 점점 좁아지는데, 이 변화는 처음에는 통증도 없고 실감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두께가 조금씩 늘어날 때마다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위험은 꾸준히 높아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두께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검사 방법이 경동맥 초음파다. 목에 젤리를 바르고 탐촉자를 대면 혈관 벽과 내부 통로가 화면에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IMT 변화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 통증이 없고 검사 시간도 길지 않아 건강검진의 선택 항목으로 많이 활용된다. 특히 총경동맥 부위에서 측정한 IMT는 심뇌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지표로 널리 사용되며, 두께가 두꺼울수록 향후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가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실제로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도 IMT 1.1㎜를 넘는 사람들은 뇌졸중 발생률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두께가 조금씩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연구에서는 IMT가 0.1㎜ 증가할 때마다 심장혈관 질환 위험이 10~18%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고, 1.5㎜ 이상이면 죽상반이 이미 덩어리 형태로 혈관 안을 막고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됐다.

IMT와 협착은 구분해야 한다. IMT는 혈관벽의 두께를 말하고, 협착은 혈액이 지나는 통로가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의미한다. 두께가 두껍다고 해서 곧바로 몇 %가 좁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IMT가 크게 증가한 사람일수록 유의미한 협착이 동반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착이 절반을 넘으면 언어장애나 팔·다리 마비, 시야 변화 같은 뇌경색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확인이 필요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요즘은 고혈압을 제때 관리하지 못해 젊은 나이부터 경동맥 이상이 진행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서른대에 혈압이 높고 사십대에 플라크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폐경 이후에는 호르몬 변화로 혈관이 더 쉽게 손상돼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증상이 없다고 방치하면 어느 순간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 관리가 가장 기본이 된다. 식습관을 조절하고 흡연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혈관 손상을 늦출 수 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꾸준한 조절이 필수다.

치료는 협착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절반 이하라면 약물로 위험요인을 조절하며 진행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하지만 그 이상 좁아지면 스텐트 삽입술처럼 통로를 넓혀주는 시술을 고려하게 된다. 죽상반이 단단하게 굳거나 범위가 넓다면 수술로 제거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목의 구조나 협착 위치 때문에 시술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의와 치료법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동맥 초음파를 받아본 적이 없다면 사십대나 오십대부터는 한 번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이미 초기 변화가 진행 중일 수 있고, 빠르게 발견할수록 향후 악화를 막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경동맥은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을 바꿀 수 있는 혈관이다. 작은 두께의 차이가 미래의 위험을 크게 가를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점검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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