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의료·요양·돌봄 통합 체계로 초고령사회 돌파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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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요양·돌봄 분리된 체계에서 통합 지원으로의 전환
농촌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생활밀착 서비스의 실제 효과

의료와 요양, 돌봄을 따로 떼어 접근하던 기존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민의 복합적인 욕구를 한자리에서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 복지 행정의 틀을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행정 현장의 실무자들과 보건의료 인력이 함께 머리를 맞대며 실제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지원 체계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설명회를 넘어 실천형 정책 점검의 성격을 띠었다.
곡성군은 지난 18일 군청 상황실에서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간담회’를 열고 지역 내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촘촘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민 복지의 최일선에 있는 읍·면 맞춤형복지팀장과 실무 담당자, 보건의료원 건강증진과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각 분야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상자 발굴부터 서비스 연계, 사후관리까지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와 개선 방향을 공유한 것이다.
이번 회의는 단순히 사업 현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복합적인 돌봄 수요를 가진 주민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하려면 어떤 방식의 협업이 필요한지, 또 행정과 보건이 어떤 접점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고령층이 증가하는 농촌 지역 특성상 돌봄, 건강관리, 생활지원, 주거환경 개선이 서로 분리된 채 제공돼서는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장 실무자 한자리에…통합돌봄 해법 모색
간담회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사업의 전반적인 현황과 주요 지침이 먼저 공유됐다. 이를 바탕으로 참석자들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대상자 발굴 과정에서의 애로사항과 서비스 연계의 한계를 짚어봤다. 실제 현장에서는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있어도 어떤 제도를 우선 적용해야 하는지, 부서 간 연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료 지원과 생활 돌봄을 어떤 순서로 묶어야 하는지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읍·면 행정복지 현장과 보건의료원이 더욱 긴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단순히 복지 대상자를 발굴하는 수준을 넘어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 경제적 상황, 주거 환경 등을 함께 살피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고령 주민일수록 한 가지 어려움만 겪는 경우가 드물고, 건강 문제와 이동 불편, 돌봄 공백, 주거 취약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담회는 그런 점에서 현장 실무자의 경험을 제도 개선에 반영하는 창구 역할도 했다. 정책은 위에서 설계될 수 있지만, 실제 주민 삶의 변화는 현장에서 제도가 어떻게 연결되고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곡성군이 이번에 읍·면 복지팀과 보건 인력을 함께 불러 논의 자리를 만든 것은 바로 이런 간극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의료·요양·돌봄 연계 강화…협업 체계 구체화
주요 논의 내용 가운데 하나는 서비스 연계 프로세스 개선이었다. 의료, 요양, 돌봄은 각각의 필요성이 다르지만 실제 주민의 삶 속에서는 하나의 문제처럼 얽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는 단순히 병원 진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식사 지원, 청소, 세탁, 이동 보조, 정기적인 건강 확인까지 복합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한 기관만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참석자들은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와 의료비 지원 사업 등 기존 보건의료 서비스와 통합돌봄 사업을 더욱 유기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서 부서 간 협업 가이드라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상자 발굴 단계에서부터 어떤 기준으로 정보를 연계하고, 어떤 경우에 보건의료원과 복지부서가 공동 대응해야 하는지 명확한 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같은 논의는 통합돌봄 정책의 핵심이 결국 ‘연결’에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제도와 예산이 있어도 각각 따로 운영되면 주민은 여러 창구를 오가며 도움을 요청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정작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제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곡성군이 이번 간담회를 통해 협업의 구체적 방식을 다듬으려 한 것은 주민 입장에서 더 단순하고 더 편리한 복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싹3 케어’ 주목…주거환경 개선까지 돌봄 확대
이번 간담회에서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곡성군의 신규 지역 특화 서비스 사업인 ‘싹3 케어’에 대한 집중 안내였다. 청소, 빨래, 방역을 결합한 이 서비스는 단순한 생활편의 지원을 넘어 고령층의 주거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있어 집 안 환경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쉽게 방치되기 쉬운 영역이기도 하다.
실무자들은 싹3 케어 서비스가 통합돌봄 대상자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생 상태가 나빠지면 감염 위험이 커지고, 정리되지 않은 주거 공간은 낙상이나 안전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청소와 세탁, 방역 같은 생활밀착형 지원은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질병 예방과 건강 유지, 나아가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 특화사업들과의 연계 가능성도 함께 논의됐다. 돌봄이 필요한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대형 사업이 아니라, 생활 전반을 세심하게 보완해 주는 다층적 서비스일 때가 많다. 곡성군은 이런 점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세부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읍·면 창구 활성화…사후관리도 강화
곡성군은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제안과 협력 과제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읍·면 중심의 통합지원 창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는 주민들이 군청이나 여러 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더라도 가까운 읍·면에서 필요한 상담과 연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복지 체계가 아무리 잘 짜여 있어도 주민 접근성이 떨어지면 체감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읍·면 단위 창구 기능 강화는 중요한 과제가 된다.
사후 모니터링 강화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서비스는 연결됐지만 이후 대상자의 상태가 실제로 개선됐는지, 추가 지원이 필요한지, 혹은 다른 문제가 새롭게 발생했는지를 꾸준히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고령층 돌봄은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이 달라질 수 있어 정기적인 점검이 중요하다.
군은 앞으로 통합지원회의를 정례화해 지속 가능한 보건·복지 협업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는 간담회를 한 차례 행사로 끝내지 않고, 정기적인 논의 구조 안에서 현장 문제를 계속 점검하겠다는 의미다.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확보하려면 결국 꾸준한 소통과 피드백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정례회의 체계는 통합돌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핵심 장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곡성군의 이번 행보는 초고령사회라는 구조적 변화에 행정이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단순히 복지 예산을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주민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생활 가까운 곳에서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체계를 다시 설계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의료와 요양, 돌봄이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고, 여기에 주거환경 개선과 사후관리까지 더해질 때 비로소 주민이 체감하는 복지가 가능해진다.
곡성군은 앞으로도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복지 행정을 통해 소외되는 이웃이 없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는 그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 속에서 주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행정, 필요한 지원을 제때 연결해 주는 행정, 그리고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행정이야말로 앞으로 곡성군 복지정책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