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됐어, 쫄깃하게 붙었어”…한동훈, 당선 인사서도 중학생과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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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요 전략?…아이들 공략해 부모 세대까지 파고드는 포석


무소속 한동훈 의원(부산 북구갑)이 당선 인사 현장에서도 미래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전략을 고수했다.
한 의원은 9일 '북구를 1순위로 만들겠습니다'라는 대형 손팻말과 함께 지역구인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를 돌며 당선 인사하는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날 한 중학생이 "저 알아요"라고 하자 "너 기억난다"며 "아저씨 됐어, 너 붙은 것 몰랐지"라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었다. 이에 중학생이 "아 저 봤어요"라고 답하자 "지다가 쫄깃하게 붙었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학생에게도 "오늘 처음 보지"라며 어깨를 감싸안고 기념 촬영에 응했다.
이는 선거 기간 중 보여준 행보의 연장선이다. 당 조직 기반이 없는 약점을 초·중학생 공략으로 돌파하려 했던 한 의원은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쇼츠(짧은 영상) 15개를 올렸는데, 이 중 11개가 초·중학생과 대화하며 자신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당시 모여든 학생들이 "잘생겼다"며 연예인을 보듯 호기심을 나타내자, 사인을 해주며 이름을 알리고 공약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 초등학생이 "아저씨 그냥 무소속이라고 하면 안 쪽팔려요"라고 묻자 "무소속인데 어떻게 하겠냐, 안 팔린다"며 태연하게 받아넘기기도 했다.
한 의원이 초·중학생과의 접촉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아이들 입소문을 타고 부모 세대까지 파고들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삼국유사'에 실린 신라 향가 서동요(薯童謠)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 아니냐는 우스개 지적도 나온다.
서동요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를 흠모하던 서동(백제 무왕의 젊은 시절 이름)이 동네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며 얼굴을 익힌 뒤, 자신과 선화공주가 사귀고 있다는 노래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한 데서 비롯됐다. 노래는 마침내 신라 조정에까지 퍼졌고, 영문도 모른 채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선화공주는 궁궐 밖으로 쫓겨났다. 서동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공주를 배필로 맞아들이는 데 성공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한 의원의 대중 친화적 스킨십을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에서 "한 후보가 유세차에 매달려서 얘기하고, 시장 상인들과 어울리고, 땅바닥에 펄썩 주저앉아 아이들과 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검사 기질을 가진 사람한테서는 굉장히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동훈의 최대 약점이 '검사 출신'이라는 점으로, 검사 기질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그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했다"면서 "많은 노력을 한 것 같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며 한 의원을 격려했다.
한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뒤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내란 사태를 둘러싼 당내 갈등 속에 장동혁 지도부 체제 출범 이후 당에서 제명됐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번 선거는 장동혁 대표 체제 이후 정치적 재기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평가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