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 3070원' 요구...자영업자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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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둘러싼 '동상이몽'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노동계가 올해보다 26.6% 인상된 시간당 1만3070원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보전을 이유로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인건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이어간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와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현재 적용 중인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이다. 만약 노동계가 제시한 1만3070원이 최종 반영될 경우 시간당 2750원이 오르게 된다. 인상률은 26.6%에 달한다.

최저임금은 단순히 아르바이트 시급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편의점, 음식점, 카페, 마트, 숙박업소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르바이트 고용 비중이 높은 자영업 분야에서는 최저임금 변화가 곧 경영비용 변화로 연결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최저임금이 오르면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소비 여력 확대를 통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론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최저임금 근로자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식료품과 외식비, 주거비, 공공요금 등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3%가 적정 최저임금 수준으로 시간당 1만2000원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사업주의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규모가 작은 영세 사업장의 경우 인건비 상승분을 가격 인상으로 전부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 점포가 많고 아르바이트 의존도가 높다. 또한 본사의 가맹 구조와 상품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률이 제한적인 특성이 있다.

최저임금 논의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주휴수당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근로자에게는 유급휴일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이 지급된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고 소정근로일을 모두 채운 근로자는 주휴수당 지급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실제 사업주가 부담하는 인건비는 명목상 최저임금보다 더 높아진다.

예를 들어 시급이 1만3070원으로 결정되고 주휴수당이 포함될 경우 사업주가 부담하는 실질 시급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폭이 클수록 체감 부담 역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고용 구조 변화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최근 자영업 시장에서는 직원 없이 운영하는 '나홀로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9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약 74.5%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는 자영업자 4명 중 3명 정도가 별도 직원을 두지 않고 직접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저임금이 상승할 경우 사업장에 따라 근로시간 조정이나 인력 운영 방식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일부 업종에서는 무인 계산대와 셀프 주문 시스템, 자동 결제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무인화는 편의점뿐 아니라 패스트푸드점, 카페, 마트 등 다양한 업종에서 진행 중이다. 키오스크와 스마트 결제 시스템 보급이 늘면서 일부 단순 업무는 이미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다.

초단시간 근로자 증가 현상도 주목받고 있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말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은 2012년 3.7%에서 2024년 8.5%까지 증가했다. 10여 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플랫폼 경제 확산과 유연근무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제도가 고용 형태 변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최저임금 논의는 매년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회적 쟁점이다. 근로자 생계 보장과 소상공인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상승해 왔다. 당시 시간당 462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올해 1만320원까지 올랐다. 30여 년 만에 2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다만 경제 성장 속도와 물가 상승, 생산성 증가, 자영업 환경 변화 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두고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앞으로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출한 요구안을 토대로 격차를 좁혀 나갈 예정이다. 최종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은 수백만 명의 근로자와 자영업자,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회적 관심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