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표정의 구원파 '참담한 남성들 vs 당당한 여성들'
2014-07-26 09:36
add remove print link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아들 유대균 씨를 3개월 간 호위하다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
'신앙'은 누구에게나 자유롭고, 또 어떤 역경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 설령 그들이 범죄집단이라 하더라도 그렇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이번 세월호 사건에 연루된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핵심 맴버 검거과정에서 두 가지 상반된 얼굴들을 봤다.
먼저 구원파를 이끌던 유병언과 그의 아들 유대균은 처참하거나 초라한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는 지난 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의 모 야산 밭에서 변사체로, 그 아들은 25일 경기도 용인의 6평짜리 오피스텔에 3개월 간 숨어 지내다 검거됐다.
오피스텔에서 나온 이는 '구원파 후계자' 또는 '황제 도피' 의혹을 샀던 유대균이 아니었다. 그저 아버지를 잃은 초췌한 아들의 모습이었다. 그는 유 전 회장 사망 소식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자 "조금 전 알았다"고 답하며 잠시 울먹이기까지 했다.
반면 구원파 여성 그룹들은 이와 정반대 모습을 보인 점이 주목된다.
이 날 유대균 씨와 함께 오피스텔에서 은신하다 붙잡힌 '신엄마'의 딸 박수경 씨 모습은 시종 당당하기까지 했다. 태권도 유단자이며 '미녀 태권도 심판'으로도 유명한 박 씨는 전혀 표정 변화조차 없이, 기자들 물음에 한 마디 대답도 않은 채 경찰에 연행됐다.
박 씨는 유부녀로서 두 자식까지 돌보지 않은 채 유대균을 지키기 위해 좁은 오피스텔에서 70여 날을 지냈다. 이처럼 다소 상식에 맞지 않은 처신을 한 박 씨라기에는 너무나 도도한 표정이었다.
앞서 지난 5월 10일 경찰에 출두했던 탤런트 전양자 씨 역시 그러했다. 전 씨는 유병언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 날 전 씨는 화려한 금빛 상하의에 여유있는 미소까지 띠면서 나타나 논란을 산 적이 있었다.
유병언-유대균 부자가 구원파 리더그룹인 반면 박수정-전양자는 측근 또는 보디가드로 조력자로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남성 리더그룹이 와해되는 순간에도 조력자인 여성 신도들이 자신감과 당당함을 잃지 않는 대조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단지 남성-여성의 차이 때문일까.
한편 '채널A' 등 일부 매체들은 '아직 우리가 모르는 구원파의 새로운 후계자가 있다'는 가정을 두고 이를 해석하기도 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본 '참담 Vs 당당'의 두 얼굴은 이미 범죄자로 몰려 패퇴한 리더그룹과 아직 재기 가능성을 노리는 신도그룹들 간의 상반된 태도로 해석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