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사고, 함께 공연보다 숨진 '40대 부부' 사연

2014-10-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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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성남 분당제생병원 응급실 앞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하영록 교수가 판교 붕괴 사고

[17일 성남 분당제생병원 응급실 앞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하영록 교수가 판교 붕괴 사고 부상자들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숨진 40대 부부 시신도 이곳에 안치됐다 / 사진=연합뉴스]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사망자 중 함께 공연을 보다 변을 당한 40대 부부가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한 업체에서 일하는 정연태 씨(47)는 사고가 발생한 17일 쉬는 날이었다. 이에 아내인 권복녀 씨(46)에게 '기분 전환을 시켜주겠다'며 함께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환풍구 위에서 걸그룹 '포미닛' 공연을 보던 중 붕괴사고로 함께 세상을 떠났다.

남편 정 씨는 과거 암투병을 했던 아내 권 씨를 세심하게 챙기는 자상한 남편이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사고로 숨진 두 사람은 사건 직후 신원확인이 되지 않아 '신원미상자'로 분류됐다.

18일 '경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대책본부)는 사망한 16명 중 신원확인이 안 됐던 7명의 지문감식을 경찰에 의뢰해 모두 신원을 확인했다. 이중 이들 부부도 포함됐다.

숨진 '40대 부부' 시신은 분당제생병원 장례식장에 함께 안치됐다.

빈소를 찾은 남편 정 씨의 친척은 '뉴시스'에 이같은 말은 남겼다.

"슬하에 삼남매를 둔 정씨 부부는 평소 사이가 좋아 주변에서 잉꼬부부로 불릴 정도였다. 갑작스런 비보를 들은 삼남매가 모두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 씨는 가족들에게 참 성실한 가장이었다. 애들이 학교에 가지 않았으면 모두 데리고 나갔을 지도 모르겠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