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해도 너무" 검사외전 스크린 독점

2016-02-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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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검사외전’ 폭발적인 흥행과 함께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문제가 다시

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검사외전’ 폭발적인 흥행과 함께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사외전’은 개봉 7일 만에 관객 544만 5020명을 동원했다. 설 연휴인 9일 하루에만 117만 4699명 관객을 끌어 모았다. 이는 개봉 9일째 5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보다 이틀이나 빠른 기록이다.

‘검사외전’ 압도적인 흥행에는 스크린 독과점이 있다. ‘검사외전’은 9일 기준으로 스크린 수 1806개를 차지했다. 지난해 최다 스크린수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1843개에 근접한 수치다.

이날 ‘검사외전’ 스크린 점유율(스크린 수 / 전체 스크린 수 * 100)은 33.9%였다. 이는 정확한 스크린 독과점 지표가 되기 어렵다. 하루 동안 스크린 1개에서 영화 4편이 교차 상영됐다면 영화 4편이 모두 스크린을 차지했다고 집계되기 때문이다.

상영 점유율(상영 횟수 / 전체 상영 횟수 * 100)은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더 명확히 보여준다. ‘검사외전’ 상영 점유율은 53.1%였다. 9일 동안 전국에 있는 상영관 절반 이상이 ‘검사외전’을 상영했다는 뜻이다. ‘쿵푸팬더3’ 상영 점유율은 25.1%였다. 두 영화 상영 점유율을 합치면 78.2%다.

덕분에 같은 시기에 개봉한 ‘로봇, 소리’, ‘캐롤’ 같은 영화는 상영관에서 찾기 어려웠다. 같은 날 ‘로봇 소리’ 상영 점유율은 3.8%, ‘캐롤’은 2.8%를 차지했다. ‘검사외전’과 비교하면 훨씬 적은 점유율이다.

‘자객 섭은낭’, ‘스티브 잡스’같은 다양성 영화는 더 열악하다. 허우 샤오시엔(侯孝賢) 감독이 지난달 26일 내한까지 했지만, ‘자객 섭은낭’의 상영 점유율은 0.9%에 불과했다.

관객이 다양성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려고 해도 다양성 영화는 대부분 하루 1회 정도 편성돼 있다. 게다가 대부분 오전과 심야시간에 집중적으로 편성돼있어 선택 폭은 더 좁다.

영화 '자객 섭은낭' 스틸컷

지난 9일 영화평론가 오동진 씨는 페이스북에 “세상에나 이건 정말 미친 짓. ‘검사외전’의 스크린 수가 1773개(8일 기준)”이라며 스크린을 독식한 ‘검사외전’을 비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을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 씨는 “협동조합 시스템의 새로운 배급 라인과 대안의 상영 공간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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