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밌는 바둑 용어 20선
2016-03-1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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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 이세돌(33)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알파고(AlphaG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 이세돌(33)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국이 열리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요즘 TV만 켜면 나올만큼 화제다. 모두가 열광하지만 바둑을 잘 모르는 이들에 바둑은 나무판과 돌, 그 뿐이다. 착수, 외목, 불계패 등 낯선 바둑 용어에 익숙해진다면 중계 방송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듯하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바둑 용어 20선을 정리했다.
1. 바둑
바둑은 두 사람이 흑돌, 백돌을 나누어 갖고 번갈아 바둑판에 놓으면서 집을 만드는 게임이다. 바둑판에 그려진 점 위에 바둑돌을 두면 된다. 집을 두 개 이상 가져야 할 수 있고 더 많은 집을 가진 쪽이 이긴다.
2. 흑돌과 백돌
흰색 바둑돌인 백돌은 실력이 더 뛰어난 사람이 갖고 둔다. 때문에 상수라고도 불린다. 검은색 바둑돌 흑돌은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실력이 비슷한 두 사람이 두는 '맞바둑'일 때는 흑돌과 백돌을 번갈아 가진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도 흑돌과 백돌을 교대로 갖고 두고 있다.
3. 반상
바둑판 위를 반상이라고 한다.

4. 수
바둑 돌을 두는 수법, 수단을 말한다. 예컨대 "알파고가 24번째 수에서 독특한 수를 뒀다", "알파고의 90수는 실망스러웠다"는 말로 이해하기 쉽다.
5. 착수
바둑판 위에 바둑돌을 올리는 행위를 뜻한다. 한 번 착수한 돌은 다른 곳으로 옮겨 둘 수 없다. 판에 올려 놓은 뒤 끌어 옮기는 것은 반칙은 아니지만,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다.
6. 행마
원래 놓여 있던 돌 주변에 새로운 돌을 두는 행위를 말한다. 두는 모양에 따라 날 일(日)자, 입 구(口), 눈 목(目), 밭 전(田)자 행마 등이 있다.
7. 활로
바둑판에 돌을 놓을 수 있는 빈 공간이다. 자신의 돌을 기준으로 직선, 대각선 방향이다. 활로가 하나만 남아 있는 상태를 일컫는 말은 '단수'다. 여기서 한 수만 더 두면 돌을 딸 수 있다.
8. 귀
바둑판의 네 모퉁이 화점 안 쪽을 이르는 말이지만, 경계가 명확하진 않다. 화점이란 바둑판에 찍힌 9개의 점이다. 좌상귀는 바둑을 두는 사람의 시점에서 왼쪽 위에 있는 곳이다. 좌하귀는 왼쪽 아래에 있다. 우상귀는 오른쪽 위, 우하귀는 오른쪽 아래에 있는 곳이다.
9. 소목
귀에 돌을 착수하는 지점 중 하나다. 바둑판에 그어진 선 중에 바깥쪽에서 각각 3번째, 4번째 선이 교차하는 지점들이다. 외목은 각각 3번째, 5번째 선이 교차하는 지점들이다. 외목은 소목에 비해 바둑판의 변이나 중앙으로 나아가기 유리하다.
10. 포석
대국 초반에 진영을 만들기 위해 돌을 놓는 일을 말한다. 바둑판 위 9개 점에 착수하는 화점 포석, 소목에 착수는 소목 포석 등 바둑돌로 형세를 만드는 행위다. 대국 중반은 서로 싸움을 하는 단계로 '전투'라고 한다.
11. 정석
가장 안전하게 돌을 두는 방법이다. 공격이나 수비에 모두 쓸 수 있는 말이다.
12. 장고
대국 중에 변화다 다른 수를 두기 위해 오랫동안 생각하는 행위를 뜻한다. "장고 끝에 악수 나온다"는 속담도 있지만, 신중한 대국 자세를 뜻하기도 한다. 악수는 '불리한 수'라는 뜻이다.
13. 흔들기
대국 흐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예상을 벗어난 수를 두는 것을 말한다.
14. 외곬수
수를 두는 흐름에 변화가 없고 한 곳으로만 나아가는 수를 뜻한다.
15. 대마
큰 말을 한자어로 쓴 것이다. 바둑판 위에 돌이 넓게 자리를 잡은 형태를 말하는 단어다. 대마는 상대방이 죽이기 힘든 수이기도 하다. 사자성어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이 대마는 잘 죽지 않는다는 특성에서 나온 말이다. 간혹 대마를 너무 믿었다가 죽이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16. 미생
유리한 형세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죽지도 않은 상태다. 고단한 직장 생활을 묘사한 드라마 제목으로도 쓰였다. 미생인 대마는 승리를 좌우하기도 한다. 완생은 완전히 살아있는 상태다. 독립된 두 눈을 확보해 그 자체로 살아있는 형태다.
17. 끝내기 싸움
대국이 끝나기 전, 집의 구획을 확정하기 위해 끝마감을 하는 단계다. 초반을 포석, 중반을 전투라고 한다면 승리를 맺기 위한 마무리 단계인 셈이다. 더 싸울 곳이 없는 상태에서 누가 먼저 착수하느냐를 두고 집의 구획을 확정해나간다. 먼저 돌을 두는 사람이 유리하다.
18. 초읽기
주어진 제한 시간을 다 쓰고 난 뒤 1분 이내 제한 시간을 두고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계시원이 시간을 숫자로 읽어주기 보다 종소리, 기계음으로 대신한다.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은 대국이 무제한으로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초읽기에 들어가면 시간에 쫓기다 보니 큰 실수가 나와 대역전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2시간 제한시간에 60초 초읽기 3회로 한다.

19. 불계승
계가를 하지 않고도 이기는 것이다. 불계패란 계가를 하지 않고 지는 것이다. 보통 스스로 패배를 인정했을 때 불계패로 지게 된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1국에서 불계패로 졌다.
20. 계가
대국을 마친 후 승패를 가리기 위해 집 수를 헤아리는 행위다. 상대방의 죽은 돌과 본인이 따낸 돌을 합쳐 상대방이 만든 집을 메운다. 다 메운 뒤 남아있는 집을 세 비교해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