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김창호 경위가 방탄복 없이 출동한 이유

2016-10-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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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창호 경위 / 뉴스1 지난 19일 서울 미아동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고 김창호 경위 / 뉴스1

지난 19일 서울 미아동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사망한 고 김창호(54) 경위가 출동 당시 방탄복을 착용하지 못 한 이유가 "방탄복이 없기 때문"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20일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에 "현재 전국 각 지구대와 파출소에 보급된 방탄복은 1001벌이 전부"라며 이 같이 말했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 FACTOLL
같은 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경위가 근무한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에는 지난 2002년 구입한 무게 10㎏ 방탄복이 딱 한 벌 있다.

번동파출서에는 경찰관 총 36명이 근무한다. 김 경위가 방탄복을 안 입은 게 아니라, 모자란 수량 때문에 '못 입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차에는 경찰 2명이 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방탄복 2벌이 차 안에 갖춰져 있어야 한다. 현재 전국에는 경찰차 약 4000대가 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방탄복 8000개가 필요한 셈이다.

방탄복은 경찰차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지구대와 파출소에도 구비돼야 한다. 경찰청 지역경찰운영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있는 지구대와 파출소는 모두 1982곳이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찰차, 지구대, 파출소에 필요한) 수요량을 합하면 전국적으로 1만 2000벌 정도의 방탄복이 갖춰져야 한다""(하지만 수량이 부족해) 작년 3월 전경대, 기동대, 타격대 등 작전부대에서 방탄복 1001복을 빌려왔다"고 팩트올에 설명했다. 이 1001벌이 앞서 언급한 전국 각 지구대와 파출소에 보급된 방탄복이다.

그러나 해당 방탄복들은 제조된 지 15년이나 지난 구형모델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방탄복의 내구성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구입할 당시에는 안전 테스트에 합격했는데, 이후에는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고 팩트올에 밝혔다.

이어 "방탄복 착용에 대한 규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규정이 있어도 방탄복이 없는데 어떻게 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은 방탄 헬멧과 방탄복 구입을 위한 예산 29억 원을 올해 처음 확보했다.

순직한 김창호 경위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5호실에 마련됐다. 경찰은 김 경위의 1계급 특진(경감)을 추서했다. 영결식은 오는 22일 서울지방경찰청 장(葬)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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