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이 박 대통령·최순실과의 통화 녹음해둔 이유

2016-11-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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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연설문 등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10일 오전 서

대통령 연설문 등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 이하 뉴스1

정호성(47·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씨와의 통화 내용을 각각 녹음해 둔 이유가 전해졌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최씨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휴대폰에 저장하고, 아직도 삭제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검찰 질문에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퇴임한 뒤, 내가 대통령의 재임 중 업적 등에 대한 책을 집필키로 해서 그 때 참고자료로 활용하고자 남겨 뒀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는 최근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10일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수사팀이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녹음 파일을 제시하자 "대통령의 지시로 최씨에게 문건을 전달한 게 맞다"며 기밀 누설 혐의를 인정했다고 알려졌다.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정 전 비서관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이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최순실씨에게 보여주라"고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고 9일 알려졌다.

'녹음' 이유에 대한 또 다른 진술도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지시를 빠뜨리지 않고 이행하기 위해서"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비서관이 워낙 업무가 많았기 때문에 수면이 늘 부족했고 비몽사몽간에 전화를 받아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빠뜨리는 일이 없도록 모든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하는 기능을 쓴 것 같다"고 조선일보에 밝혔다.

국정 운영에 개입하고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며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 씨가 10일 오전 서울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