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뒷자리서 주진형 “한화 비롯 재벌들, 조폭운영 방식”

2016-12-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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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이사(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앞) / 이하 SBS '최순실 국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이사(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앞) / 이하 SBS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

주진형(57)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해 부정적인 보고서는 쓰지 말라는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 전 대표이사는 6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반대의견을 냈던 국내증권사 대표가 불이익을 당한 사례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 자리에는 당시 국내증권사 대표였던 당사자 한화증권 전 주진형 대표가 나와 있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당시 유일하게 합병 반대 의사를 냈다. 왜 반대했느냐"고 물었다.

주 전 대표이사는 "처음 그 보도가 나왔을 때는 해도 너무 심하다했다. 보나마나 과대평가된 제일모직과 과소평가된 삼성물산을 합병하겠다는 것은 단지 물산의 이사들이 안 하겠다고 하면 되는 일인데 시행령 핑계대면서 합병하는게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언론이나 우리나라에 발언권 있는 모두가 입을 닫고 찬동하는거 보고 기분이 안 좋았다"며 "증권회사까지 옹호해서 한국인으로서 창피했다"고 덧붙였다.

"한화 내부에서도 압력이 있었다고 들었다"는 손 의원 말에 주 전 대표이사는 "처음 보고서가 나가기 며칠 전 한화그룹 경영기획 실장이 날 만나서 한화그룹과 삼성은 사이도 좋고 앞으로 딜도 많기 때문에 부정적인 보고서는 쓰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주 전 대표이사는 "증권회사 사장한테 그런 것을 부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며 "그 다음주 월요일에 1차 보고서가 나갔다"고 전했다.

손 의원이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했던 이유로 대표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주 전 대표이사는 "1차 보고서가 나가고 난 다음에 경영기획 실장이 다시 보자고 해서 '삼성의 장충기에게 불평전화를 들었다. 다시는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주 전 대표이사는 "두 번째 보고서 나간 것 때문에 연락이 와서 '이렇게 하면 주 사장이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며 "내가 먼저 사임할 일 없으니 법적인 절차대로 하라고 했다. 한화그룹에서는 우리나라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아서 말을 거역하면 확실히 응징해야 다른 사람들이 말을 따라간다고 생각하는 논리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 전 대표이사 바로 앞좌석에는 김승연(64) 한화그룹 회장이 자리했다. 김 회장은 주 전 대표이사의 '조직폭력배' 발언을 듣고 표정이 잠시 굳기도 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