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신 노출' 영화 동의 없이 유포, 곽현화 심경글

2017-01-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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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화 씨 페이스북 이수성 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곽현화 씨가 심경을 털어

곽현화 씨 페이스북

이수성 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곽현화 씨가 심경을 털어놨다.

11일 배우 곽현화 씨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날 이수성 영화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감독은 곽 씨 동의 없이 상반신 노출 장면이 포함된 영화를 '무삭제 노출판', '감독판' 등의 명목으로 유료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침부터 문자오고 전화가 왔다. 역시나 올것이 왔구나 했다. 인터넷 실시간에 오르고 기사가 도배되고... 좋지도 않은 소식이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이걸로 실시간에 오르는게 싫었다. 무죄... 그 사람은 거짓말 탐...

곽현화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1월 10일 화요일

곽 씨는 "무죄... 그 사람(이수성 감독)은 거짓말 탐지기에서도 거짓말로 나오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도 있고 스텝 2명의 녹취도 증거로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곽 씨는 2년 전, 노출신은 찍지 않기로 했지만 이 감독이 "상황에 (노출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나중에 빼달라면 빼주겠다. 편집본을 보고 현화 씨가 판단해라"고 말했다고 했다. 곽 씨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노출신에 대해 구두 약속을 한 셈이다.

곽 씨는 "편집본을 보고 (노출신을) 빼달라고 했으나 감독이 바로 대답을 않고 뜸을 들이자 나는 겁이 났다. 이러다 안 빼주는 거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울면서 '빼주셔야 해요. 약속했잖아요. 제발 빼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곽 씨는 "감독과 녹취에서 감독이 스스로 '잘못했다, 현화 씨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길래 다 된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그때 제가 울면서 빼달라고 했었잖아요'라고 얘기한 것이 문제가 됐다. 당연한 계약이었으면 울면서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곽 씨는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지만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것도 정의 아닐까"라며 "하지만 법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곽 씨는 "스텝 2명은 감독 말을 인정하지 않고 나를 지지하는 말을 했지만 결국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 사람들(스텝 2명)은 영화계에서 계속 먹고 살아야 한다"며 "그들이 말을 취소한 것 충분히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곽 씨는 "사회의 많은 곳에서 여성은 소비되고 이용된다"며 "사람을 믿는다는 게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 됐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글을 쓰는 동안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셨다"며 "이 정도로 무너지지 않는다. 당당함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수성 감독은 곽 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 '전망 좋은 집(2012)'을 연출했다.

home 강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