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사고에 인터넷·SNS서 도넘은 표현…“애도는 못할망정”

2017-11-0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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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위를 벗어나 도를 넘은 자극적 표현이나 모욕성 댓글이 잇따라 올라와 비판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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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배우 김주혁씨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져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사이트에서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위를 벗어나 도를 넘은 자극적 표현이나 모욕성 댓글이 잇따라 올라와 비판이 일고 있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고인의 사망을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글들이 여러 건 게시됐다. '워마드'와 '일베' 등 일부 사이트 이용자들은 사망한 김씨를 모독하는 글까지 경쟁적으로 올렸다.

온라인을 통한 의사소통과 정보공유가 일상화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의견 표명은 사실상 주제나 내용을 불문하고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고인의 명예를 공연히 훼손하는 글까지 허용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2일 '남혐' 사이트로 지목받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김씨 사망을 조롱하는 듯한 이용자들의 글이 여럿 게시됐다.

한 이용자는 "게임을 하다 차를 타고 있던 남자가 죽는 것을 보고 '주혁했느냐'라고 했다"는 글을 올렸고, 일부는 김씨도 결국 '한남(한국인 남성)'이므로 이처럼 모욕을 당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혐' 사이트로 알려진, 정반대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 이용자들도 김씨를 조롱한 글을 여럿 게시했다.

이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김씨의 사인을 '두부(머리) 손상'이라고 밝힌 것을 희화화했다. 그러면서도 '워마드'에 올라온 김씨 조롱 글을 캡쳐해두고, 고인을 모욕한다고 비난하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였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에 "누군가의 죽음에 애도는 못할망정 조롱이나 혐오는 하지 말아야 한다"(트위터 @pis*****), "김주혁 죽음을 조롱하는 워마드와 일베는 똑같다"(트위터 @mar*******)며 두 사이트를 모두 비난했다.

황태정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명예훼손과 달리 사자(死者) 명예훼손은 허위 사실을 적시해야만 형사처벌이 가능하지만 유가족들은 명예훼손성 발언에 대해 민사소송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며 "꼭 처벌 때문만이 아니라 고인의 죽음으로 고통받는 유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도 고인을 조롱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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