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재판 내내 모멸감... 아내 정신적 충격 받았다”

2017-11-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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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만을 위한 검증과 요구가 아니었다”

배우 조덕제 씨 / 뉴스1
배우 조덕제 씨 / 뉴스1

배우 조덕제(49) 씨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성폭행 사건 조사를 약속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조덕제 씨는 지난 15일 "오늘 영진위 담당자와 약속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겨두지 않고 청천 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다"며 "여배우측의 강력한 항의에 의해 오늘 약속을 취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 씨는 "이로인해 이틀 전 영진위 담당자와 통화를 한 후 가졌던 벅찬 감동과 기쁨이 산산조각 나는 참담한 상황에 또 한번 깊은 좌절과 서러움, 분노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또 "제 자신만을 위한 검증과 요구가 아니었다"며 "저의 억울함을 밝히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 중인 사건이다. 아직 누가 성추행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덕제 씨는 재판 과정에서 겪은 감정과 가족들이 받은 피해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2심 재판 내내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받는다. 법정에 함께했던 제 아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조덕제 씨는 "쓰러지지 않고 나가겠다. 격려해달라"며 글을 맺었다.

앞서 15일 조덕제 씨가 성추행 사건 해결을 위해 영진위를 만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보도 이후 영진위 측이 일정을 취소하며 만남은 불발됐다.

영진위 공정환경조성센터 측은 "조덕제 측이 비공식으로 만나자고 한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조덕제 씨는 지난 2015년 영화 촬영 중 상대 여배우 옷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강제추행치상)로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조덕제 씨와 여배우 A씨는 쌍방으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조덕제 씨가 발표한 공식 입장 전문이다.

오늘 영진위 담당자와의 약속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겨 두지 않고 청천 벽력같은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영진위 담당자 측에서 조덕제와의 만남을 가진다는 기사를 접한 여배우측의 강력한 항의가 의해 오늘 약속을 취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였습니다. 저로써는 영진위와 제가 만나는 것에 대해 왜 여배우 측이 항의를 하였는지 또, 그러한 항의가 있다고 하여 영진위 측은 왜 다급히 약속을 취소했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로 인해 이틀 전 영진위 담당자와 통화를 한 후 가졌던 그 벅찬 감동과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기쁨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는 참담한 상황에 또 한번 깊은 좌절과 약자로써 받는 서러움 뿐 아니라 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저의 이런 모습에 저에 대한 분노가 생겼습니다.

제 자신만을 위한 검증과 조사 요구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은 아직 최종 판결이 난 사건이 아닙니다. 저의 억울함을 밝히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 중인 사건입니다. 아직 누가 성추행 가해자인지 무고의 피해자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영진위의 관계자분도 인정하시고 사건을 다시 검증 해보겠다고 하는 말씀을 하셨던 것입니다. 또한 대법원에서 나올 선고 결과가 판례가 되어 앞으로 영화계 전체에 끼칠 부작용과 악영향의 대해 심한 우려를 표하시고 공정한 절차에 의한 검증을 통한 영화인들의 의견과 판단이 어떤 형태로든 대법원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여배우 측과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단체들은 1심 판결 이후부터 마치 저를 확정된 범죄자인 양 몰아세우며 힘없는 저에게 윽박을 지르고 억누르고 있습니다.

오늘 영진위와의 만남은 향후 영화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뜻 깊은 일이라 생각되어서 그들이 저를 만나자고 전화가 왔을 때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배우 측의 항의를 받고 일방적으로 모든 약속을 취소하겠답니다. 과연 제가 바라고 원했던 공정한 검증과 조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나요 ?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 것인가요? 공공단체라는 그들은 무엇이 두려워서 비공개 만남을 통한 조사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저, 조덕제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단체들은 ‘조덕제는 가해자다‘ 라는 틀을 기자회견과 포럼 등을 통해 이미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단체들의 잘못된 행위와 옳지 않은 행동을 영진위도 알고 있음에도 영화계의 대표적인 공공단체로써 그 단체들의 행동을 자제시키거나 중지하라고 하는 말 한 마디도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외부단체들의 영향력을 막아낼수 없다면 스스로가 영화계를 위한 공공단체라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에야 밝히지만 2심 재판 내내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받았습니다. 확정된 범죄자도 아닌, 너무나 억울함을 부르짖는 제가 2 심 공판 내내 파렴치한 범죄자처럼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똑같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있었습니다. 힘없는 한 개인을 상대로 여배우와 단체들은 법정에서 저 조덕제를 향해 무차별적인 인권 유린과 폭력을 행사하였습니다.

늘 법정에 저와 함께 했던 제 아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었겠지요.

그래도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아직은 저의 뜻을 알아 주시고 힘을 보태주시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저 조덕제! 살아가는 동안 그분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정의와 용기를 잊지 않겠습니다.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쓰러지지 않고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계속 격려해 주십시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