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를 국가가 지켜주세요” 권역외상센터 처우 개선 청원 7만명 돌파

2017-11-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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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눈치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하루에 한번은 잠에 들 수 있게, 보통 삶을 살면서 사명감을 지킬 수 있게 되기를”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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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를 살려낸 이국종 교수가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권역외상센터 의사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7일 한 SNS 이용자는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청와대에 청원을 제기했다.

청원 글에서 게시자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소말리아 피랍 사건 그리고 이번 북한군 판문점 귀순 사건, 경주·포항 지진 등 여러 가지 일을 언론을 통해 접했습니다"라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청원자는 언급한 사건들 공통점으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또한 우리는 휴전 국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전쟁 발발 위험성이 높은 국가입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에서 총상, 파편상 등 중증외상을 치료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적절한 수준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청원자는 중증외상센터 의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몸을 희생해 가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 병사 집도를 맡았던 이국종 교수가 영통구청으로부터 헬기소음 민원 공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탄을 금치 못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국종 교수님 건강생태가 매우 좋지 못하다는 기사도 접했습니다. 왼쪽 눈은 실명 상태랍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증 외상) 환자를 많이 치료할 수록 병원 적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권역외상센터 의사들이 소속 병원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죽어가는 생명을 치료하는 것은 의사의 본업이자 사명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본업과 사명을 수행함에 상부와 주위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청원자는 이국종 교수처럼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며 의대 진학을 꿈꾸는 동생을 만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왜 우리나라에서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자신의 고단한 삶을 각오해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언제까지 의인들에게 희생만을 바라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그들이 환자를 눈치 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하루에 한 번은 잠에 들 수 있게, 최소 보편적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사명감을 지킬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청합니다"라며 청원 글을 마쳤다.

22일 9시 50분 기준 이 청원에는 7만여 명이 동참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 / 연합뉴스
이국종 교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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