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가 인정한 예술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2017-12-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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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그에 대해 “조각에 새로운 접근법을 구현한다”고 평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 제공
알베르토 자코메티 /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 제공

유명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는 생애 마지막 순간 이렇게 말했다.

“내게 단 한 번 행운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보고 싶은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앙드레 말로와 알베르토 자코메티다.”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1901~1966)는 스위스 출신 화가이자 조각가다. 피카소와 오랜 우정을 유지했으며,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꼽힌다.

피카소는 변덕스럽고 괴팍한 성격으로 악명이 높았다. 자코메티 재단의 전시 책임자인 크리스티앙 알랑데트(Christian Alandete)는 “피카소는 항상 다른 예술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자만심이 높아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예술가들은 접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 피카소가 동등한 수준으로 보았던 유일한 예술가가 바로 자코메티다”라고 말했다.

피카소는 당대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예술가였다. 하지만 자코메티는 피카소보다 스무 살이나 더 어렸음에도 피카소에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자코메티는 어떤 사람을 존경할 때 그 사람이 이룬 성공과 그 사람 인격 자체는 별개라고 생각했다.

피카소는 이 젊은 조각가의 천재성과 통찰력을 재빠르게 간파했다. 피카소는 자코메티에 대해 “조각에 새로운 접근법을 구현했다”며 “그는 특정한 환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 전엔 아무도 이런 방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평했다.

피카소는 앙리 마티스(Henry Matisse·1869~1954)를 제외하고는 예술에 관해 견해를 나누고 대화하고 싶어 한 사람이 없었는데, 자코메티에게는 그 이상을 원했다.

두 사람은 1930~40년대에 빈번하게 교류하며 예술에 대해 자주 토론했다. 피카소는 자코메티가 하는 말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보였고, 자신이 만들던 조각에 수시로 비평을 요청했다. 자코메티 견해 중 뛰어난 것이 있으면 자기 것처럼 남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자코메티와 피카소의 우정은 예술에 대한 관점 차이로 사이가 틀어지는 1951년까지 계속됐다.

피카소미술관에서 열린 피카소-자코메티 전시회 / 프랑스 파리 피카소미술관
피카소미술관에서 열린 피카소-자코메티 전시회 / 프랑스 파리 피카소미술관

지난해 파리 피카소 미술관은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로 개장했을 때, 첫 전시회로 피카소-자코메티 전을 열었다. 전시 제목은 ‘두 거장의 대화(Dialogue between two masters)’였다.

피카소가 인정한 예술가, 자코메티의 작품이 한국에 온다. 오는 21일부터 내년 4월 1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열린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자코메티 전시회인 만큼 이곳에서도 피카소 특별관이 한쪽에 마련된다. 피카소와 자코메티가 나눈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오는 20일까지 인터파크와 티켓몬스터에서 최대 25%까지 할인하는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얼리버드 티켓은 내년 1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포스터 / 코바나컨텐츠 제공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포스터 / 코바나컨텐츠 제공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