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잊었을 때 전화해준 건…” '판교 환풍구 사고' 부상자 가족이 한 말

2017-12-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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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부상자 가족 측을 대신해 경기도 측과 협상했던 건 이재명 성남시장이었다고 밝혔다.

2014년 10월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유스페이스 앞 야외 공연장 주변 환풍기 붕괴돼 공연을 보던 시민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뉴스1
2014년 10월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유스페이스 앞 야외 공연장 주변 환풍기 붕괴돼 공연을 보던 시민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뉴스1

이재명 성남시장이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주장에 부상자 가족 대표가 입을 열었다.

22일 '판교 환풍구 사고' 부상자 가족 대표라고 밝힌 김 모 씨는 성남시청 자유게시판에 "당사자로서 시민들에게 당시 상황을 알리고자 한다"며 긴 글을 올렸다.

김 씨 글은 지난 20일 박수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노컷뉴스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노컷뉴스는 박 전 부지사가 인터뷰에서 "환풍구 사고 당시 이 시장이 유족과의 합의문에 사인을 하지 않는 등 책임 회피 정황을 다수 목격·체험 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부상자 가족 대표 김 씨는 "사고 후 부상자중에서도 가장 크게 다친 제 딸은 보름 이상 중환자실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며 "사고직후 제 딸이 워낙 위중한 상태였고, 병원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상황이었기에 저는 사망자모임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망자 및 부상자 모임에 참석했던 김 씨는 부상자 가족 측을 대신해 경기도 측과 협상했던 건 이재명 성남시장이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국민들은 부상자 문제는 관심이 덜하고, 시간이 지나면 부상자들은 잊혀진다며 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하든 맘대로 하라던 경기도측과 끝까지 부상자가족을 대변했던 이재명 시장과의 협상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며 "큰딸이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혼자 병원을 방문해 중환자실 옆에서 저와 아내의 손을 꼭잡고, 따뜻한 커피를 사주며 저희 부부를 위로해주던 이재명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평생 치료를 해야하는 중증 장애인이 된 딸의 아빠로서, 다니던 직장을 잃고 지금 식당에서 고기를 썰고 있는 제가 본 박수영 전경기부지사의 인터뷰 내용은 저를 다시 한번 씁쓸하게 만든다. 지금도 모두 잊고 있을 때 전화해주고 위로해주는 곳은 성남시"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하 김 씨가 올린 게시글 전문이다.

판교환풍구사고 부상자 가족대표입니다.

어제 우연치않게 박수영 전경기부지사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사고를 겪었던 딸의 아빠로서, 끔찍했던 일이 다시 떠올랐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몸소 겪었던 당사자로서 시민들에게 당시 상황 을 알리고자 합니다.

사고 당시 저는 대학교 1학년인 큰딸(사고당사자), 중학교 3학년인 막내딸과 아내가 있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사고 후 부상자중에서도 가장 크게 다친 딸은 보름이상을 중환자실에서 응급수술을 받았고, 저는 병원과 성남 분당구청에 마련된 대책본부를 오가며 보상문제를 협의했습니다. 사고직후 제딸이 워낙 위중한 상태였고, 병원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상황이었기에 저는 사망자모임에도 참석을 하였습니다.

첫 사망자모임 자리를 주관한 것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수영 경기도부지사였고, 당시 새누리당 시의원이 사망자가족이라 신분을 속이고 몰래 뒷문으로 들어왔다 이재명시장의 호통을 듣고 쫒겨난 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자리가 어떤자리인데, 이런 것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들어왔냐!"

원만하게 사망자보상 문제가 해결되고, 부상자보상 협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보상 협의과정 이래봐야 누가 이런상황을 경험해봐서 했겠습니까? 법적책임과 이미 사망자보상 문제가 끝났기에 국민들은 부상자 문제는 관심이 덜하고, 시간이 지나면 부상자들은 잊혀진다며 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하든 맘데로 하라던 경기도측과 끝까지 부상자가족을 대변했던 이재명 시장과의 협상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습니다.

큰딸이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병원 대회의실에서 병원장과 의료진들, 그리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방문했다고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메는 딸옆에 있는 절 불러 오라하던 남경필 경기도지사.

그와는 대조적으로 혼자 병원을 방문해 중환자실 옆에서 저와 아내의 손을 꼭잡고, 따뜻한 커피를 사주며 저희 부부를 위로해주던 이재명시장….

그 뒤로 경기도는 부지사, 국장, 팀장, 주무관등 보상협상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처음 사고당시에는 사태수습을 위해 그렇게 간이며 쓸개를 빼 줄것처럼 하더니, 막상 시간이 지나니 누구와 연락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 뒤로 연락할 사안이 생기면 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 얘기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끝까지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또 조언해주고 했던 사람이 이재명시장 입니다.

평생 치료를 해야하는 중증 장애인이 된 딸의 아빠로서, 다니던 직장을 잃고 지금 식당에서 고기를 썰고 있는 제가 본 박수영 전경기부지사의 인터뷰 내용은 저를 다시 한번 씁쓸하게 만듭니다.

지금도 모두 잊고 있을 때 전화해주고 위로해주는 곳은 성남시입니다.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는 것"이라고 삼년여동안 실천해온 이재명시장과 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안부를 물으며 걱정해주는 성남시 공무원들….

오늘도 제가 아침9시에 집에서 나와 고기를 썰다 밤12시가 넘어 집에 도착해도 웃을 수 있는 건, 제 딸이 평생 되풀이 될 수술과 중증장애를 가지고도 친구를 만나고 미래를 꿈꾸며 준비할 수 있는 건,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자를 위로해주며, 지금도 틈틈이 꿈과 희망을 주는 그런 사람들이 이나라에 있어서 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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