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갑질' 그 후 "회사 믿었는데...보상 없었다" 피해점주 눈물

2018-04-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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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남양유업은 '밀어내기'로 대리점에 제품을 강매했다.

이하 EBS '빡치미'
이하 EBS '빡치미'

과거 대리점에 대한 '갑질'로 논란을 겪었던 남양유업 사태가 재조명됐다.

2013년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대해 무리하게 '제품 밀어내기' 방식으로 물품 강매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논란이 거세게 일어났다. 당시 남양유업 본사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죽기 싫으면 받으라"라며 욕설과 폭언을 했던 녹음파일이 공개돼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EBS '빡치미'에는 남양유업 '갑질' 피해 대리점주였던 장성환 씨가 출연했다. 장성환 씨는 본사의 '밀어내기' 갑질로 지금까지도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매달 마감칠 때마다 돈을 빌려야 했다"라며 매출이 늘어날수록 빚이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이 운동하다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돈이 없어서 결제를 못했다. 아는 지인에게 카드를 빌려서 결제할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죽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든다"라고 말했다.

장성환 씨가 남양유업에 물량미수금으로 빚진 것만 3억 원이다. 가족들 재산도 모두 가압류된 상태다. 그러나 연 27%가 넘는 높은 이율 때문에 빚은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남양유업은 대표와 임원들이 나서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한 후 대리점에 상생협약서를 내밀었다. 이 협약서에는 "합의된 사항 외에는 회사를 상대로 어떤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조항이 붙어 있었다.

장성환 씨는 "주위에 법 전문가가 있었다면 그 조항에 문제 제기를 했을 텐데 그저 회사에 이익이 된다니까 믿고 서명했다"라며 "지금도 많은 대리점주 분들이 후회하고 있다. 우리가 바보지, 우리가 멍청했지 한다"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해도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당사자 간 합의가 끝난 사항"이라며 도와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밀어내기는 다같이 당했지만 남양유업은 가장 크게 투쟁했던 대리점 100여 곳에만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했다. 장성환 씨처럼 다른 온건한 대리점에는 거의 보상이 없거나 아주 소액의 상생금만 주고 퉁쳤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처음 남양유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124억 원이었지만 법원에서는 5억 원만 인정됐다. 컴퓨터 기록이 전부 삭제되거나 변경돼 매출액 입증이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