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북한 석탄 내려놓고 있습니다”에 정부가 밝힌 공식 입장

2018-08-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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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룽호에서 석탄 하역작업이 이뤄지는 사진도 공개됐다.

북한산 석탄을 운반했다는 의혹을 받는 진룽호가 7일 경북 포항신항 제7부두에 정박해 있다 / 이하 뉴스1
북한산 석탄을 운반했다는 의혹을 받는 진룽호가 7일 경북 포항신항 제7부두에 정박해 있다 / 이하 뉴스1

러시아에서 '북한산 석탄'을 실어나른 의혹을 받는 선박이 우리나라 포항신항에 정박 중이라는 소식이 7일 전해졌다. 그러자 정부는 이를 반박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이날 선박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진룽호가 한국 시각으로 4일 오전 9시24분 포항에 입항해 7일 현재까지 포항신항 제7부두로 표기된 지점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국내 언론들도 진룽호에서 석탄 하역작업이 이뤄지는 사진 등을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7일 "배(진룽호) 옆 부두에 쌓은 석탄 높이는 5m를 넘어 시커먼 언덕이 눈앞에 솟은 듯했다. 간헐적으로 덤프트럭이 와서 석탄을 싣고 갔다"며 "현장 근로자들은 경북에 있는 석탄 가공 공장으로 운반한다고 전했다"며 진룽호가 정박한 포항신항 분위기를 전했다.

자유한국당 '북한 석탄 대책 TF' 단장인 유기준 의원도 7일 진룽호 의혹을 제기했다.

유기준 의원은 "진룽호가 러시아 연해주 남쪽 끝에 있는 나홋카 항에서 석탄으로 추정되는 화물 5100t을 싣고 지난 4일 오전 7시 30분 포항 신항에 입항했다"며 "진룽호는 오는 8일 23시 출항할 예정으로 전출항지와 차항지가 모두 나훗카항으로 신고돼 있다"고 말했다.

유기준 의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르면 제재 위반 행위에 관여했던 선박이 자국 항구에 입항한 경우 나포, 검색, 억류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조치를 지체 없이 실행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기준 의원에 따르면 진룽호는 지난 2017년 10월 동해항에 석탄을 반입한 이후 지금까지 20차례 국내에 입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한산 석탄을 반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진룽호에서 하역한 석탄이 7일 포항신항 부두에 수북이 쌓여있다
진룽호에서 하역한 석탄이 7일 포항신항 부두에 수북이 쌓여있다

포항신항에 정박한 진룽호 의혹이 커지자 외교부는 7일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진룽호는 이번에 러시아산 석탄을 적재하고 들어왔으며 관계기관의 선박 검색 결과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노규덕 대변인은 해당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는 "관련 도큐먼트(서류)가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런 도큐먼트를 통해서 1차 확인을 했고, 그래서 '아직 그 혐의가 발견된 것이 없다'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노규덕 대변인은 "과거 행적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과거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의혹 관련 관계기관에서 전반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8월 대북제재 차원에서 채택한 '결의 2371호'에서 북한산 석탄에 대한 전면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만약 북한이 우리나라로 석탄을 수출하려 했다면 그 자체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된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금수 품목이 된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러시아를 경유해 우리나라에 반입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정부는 관련 정보를 입수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