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쓰러진 '인형탈' 알바생 1시간 넘어 신고한 롯데월드

2018-08-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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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입막음까지 하려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유튜브, MBCNEWS

아르바이트 직원이 열사병으로 쓰러졌는데도 롯데월드 측이 신고를 1시간이나 미뤄 논란이 되고 있다. 직원들 입막음까지 하려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14일 MBC 뉴스투데이는 지난달 25일 롯데월드에서 인형탈을 쓰고 공연하던 아르바이트 직원 A씨가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는 A씨가 매트 위에 힘없이 누워 있다. "괜찮냐"는 주변 물음에 대답도 못하고 가쁜 숨을 쉬며 경련 증상도 보인다.

이하 MBC '뉴스투데이'
이하 MBC '뉴스투데이'

동료들은 현장감독이 '누워 있으면 괜찮다'며 신고를 못하게 말리고 주변에도 알리지 말라는 등 입단속을 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측은 쓰러진 지 1시간이 넘어 A씨 의식이 흐려진 후에야 119에 신고를 했다.

롯데월드 측은 의무실에 상주하는 간호사가 필요한 조치를 취했고 처음 쓰러졌을 때 직원에게 다른 업무를 권했지만 본인이 희망해 공연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전날에도 열사병으로 쓰러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과 25일은 낮 최고 기온이 34~37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지속됐던 때다.

롯데월드 측은 실내 온도를 26도로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아르바이트 직원 B씨는 실내가 유리천장으로 돼 있고 인형탈과 털옷을 입고 격렬한 안무를 춰 체감온도가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인형탈이 얼굴에 밀착되게 제작돼 쓰는 순간 숨이 탁 막힌다. 거기다 털옷과 털장갑 등으로 온몸을 감싸고 춤을 춰야 하기 때문에 잠깐만 공연해도 정신이 혼미해진다"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 C씨는 "A가 처음 쓰러졌을 때 롯데월드 측 관리자가 스케줄 조정 등 별도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라며 "늘 인력이 부족한 데다 각 캐릭터 안무가 달라서 한 명이라도 빠지면 공연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A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날 공연을 강행하다가 두 번이나 쓰러진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관리자들이 A 체력을 문제 삼으며, '사직서를 받아야겠다'고 한 얘기를 듣고 너무 황당했다. 두 번이나 쓰러진 사람을 의식을 잃을 때까지 방치해놓고 문제 생기니 해고하겠다는 건 적반하장 태도"라고 비판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