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 평양행 앞서 스터디 박차…투자 방향은?

2018-09-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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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완화 전제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은 1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포함됨에 따라 경협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흘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실질적 대북 투자 결정권을 쥔 총수들의 방북하는 만큼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북측 역시 이러한 기대감으로 총수들의 참석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그룹들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졌던 경협 논의를 스터디하면서, 이번 회담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방북한다.

앞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에는 건강문제로 불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윤종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양에 갔다.

삼성전자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평양에서 TV를 생산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철수했다.

삼성물산도 개성공단 내 협력사들이 생산한 제품을 납품받았던 만큼 공단 정상화시 사업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평양을 방문한다.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다.

SK그룹은 에너지와 건설,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남북경협에 있어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통신·건설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점에서 SK텔레콤과 SK건설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업인 가운데 최연소로 방북하게 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방문이 첫 공식 일정이 될 예정이다. 지난 6월 LG그룹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구 회장은 경영 현안 파악에 집중하며 정중동의 행보를 보여 왔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고 구본무 회장이 평양을 방문했었다.

LG그룹도 SK그룹과 함께 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도 관련 인프라 구축 가능성이 관측된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같이 1996년부터 2009년까지 TV 부품을 북한에 제공하고 조립을 맡기는 임가공 협력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관련 사업 재추진도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김용환 부회장이 방북길에 오른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에게 방북이 예상됐지만 이날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국 정부 및 의회 고위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나서 함께하지 못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에서는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소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고 2007년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북한을 다녀왔다.

이번 방북에는 김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며,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 경험이 풍부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기업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현대건설이 대북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또 전동차·고속전철 등 다양한 철도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로템도 남북 경협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이 남북 경협 관련 기업 자격으로 함께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명단이 오른데 에는 북한의 요청에 의해서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참여 그룹들은 회담에 앞서 경엽 스터디에 한창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유엔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가 참석하더라도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는 게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ome 정은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