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부터 아버지·형·누나까지… 입이 떡 벌어지는 봉준호 감독의 집안

2019-05-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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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부는 '천변풍경'이란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 박태원
아버지는 초창기 영화계서 큰 역할 담당한 봉상균 영남대 교수

봉준호 감독 / 뉴스1
봉준호 감독 / 뉴스1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가계도가 누리꾼들로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봉 감독은 손꼽히는 예술가 집안이다.

봉 감독을 제외하면 그의 집안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바로 그의 외할아버지인 소설가 박태원이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 등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30~1940년대의 대표적인 작가인 그는 초기에는 주로 시를 썼으나, 이후 단편 ‘적멸(寂滅’ ‘수염’ ‘꿈’ 등을 발표하면서 소설 창작에 주력했다.

1933년 구인회(九人會)에 가입하면서부터 예술파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정립했다. 그는 월북해 1970~1980년대까지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소설 ‘갑오농민전쟁’은 북한 최고의 역사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을 실명과 전신불수 상태에서 구술로 집필했다. 1986년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원의 소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30년대 서울 청계천변에서 살던 서민들의 생활을 사실감 넘치게 보여준 ‘천변풍경’이다. 빨래터 아낙들부터 아이스크림 판매원에 이르기까지 70명에 이르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플래시백, 교차편집 등 영화적 기법을 도입한 소설로 유명하다. 봉 감독의 외할아버지 재능을 제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봉 감독 아버지는 봉 감독의 재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작고한 봉상균 전 영남대학교 미대 교수이기 때문이다. 국립영화제작소 미술실장을 지낸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인 봉 교수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문화공보부 국립영화제작소에서 미술실장으로 일했다. 그는 무대미술과 영화 자막 서체를 디자인으로 구현하며 초창기 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봉 감독의 형은 봉준수 서울대학교 영문과 교수, 누나는 봉지희 연성대학교 패션스타일리스트과 교수다.

home 채석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