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오늘(2일), 월드컵서 '자책골' 넣은 선수가 살해됐다“

2019-07-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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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 '자책골' 넣었다가 총살 당한 축구선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가 총에 맞아 숨진 이유

25년 전 오늘(2일)은 충격적인 사고가 있던 날이다.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 선수가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살해됐다.

콜롬비아 축구선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Andrés Escobar) 이야기다.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남아메리카에서 실력 있는 수비수로 통했다. 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4년 미국 월드컵에 출전했다.

문제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일어났다. 당시 콜롬비아는 남미 지역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5대 0으로 대파하는 등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A조 루마니아와 미국에 패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미국과의 경기에서 유일한 자책골을 기록했다. 콜롬비아 국민들은 그에게 맹비난을 쏟아냈다. 콜롬비아 범죄 조직 메데인 카르텔이 국가대표팀을 협박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들이 국가대표팀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루머까지 나돌았다.

콜롬비아 국가대표팀은 본국으로의 귀국을 주저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에콰도르로 피신했다.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자책골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귀국을 강행했다.

얼마 후 사고가 발생했다. 25년 전 오늘(2일)인 1994년 7월 2일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여자친구와 함께 교외 술집에 갔다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살해범은 "자책골 참 고맙구나"라며 비아냥거렸다. 또 12발 총탄을 발사하면서 한 발씩 쏠 때마다 '골'이라고 외쳤다.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한 축구선수가 경기에서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살해됐기 때문이다. 사건 직후에 열린 미국 월드컵 16강전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묵념이 행해졌다.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를 죽인 전직 경호원 출신 움베르토 무뇨스 카스트로(Humberto Muñoz Castro)는 살해 혐의로 43년형을 선고받았다. 나중에 26년형으로 감형 받았고, 지난 2005년에는 모범수로 인정받아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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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구하나 기자 hn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