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사이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촌철살인 일본비판' 폭발적인 화제

2019-07-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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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의 팔다리 자르고 피 한 방울에 울부짖어”
“한국 문화를 빌려갔었던 과거에 대한 열등감 때문”
“한국 잘못은 신나서 떠들고 좋은 건 깔아뭉개려해”
“일본이 폐끼치면 한국인들은 민족주의자일 수밖에”
“일본인에겐 예 차리지 말라… 약자로 오해 받는다”

고 박경리/ 연합뉴스
고 박경리/ 연합뉴스

소설 ‘토지’로 유명한 작가 박경리(1926~2008년)가 일본에 대해 쓴 글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0년 일본 역사학자 다나카 아키라와는 한국의 한 매체에 ‘한국인의 통속민족주의에 실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러자 박경리는 같은 매체에 ‘일본인은 한국인에게 충고할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해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일본을 비판했다.

박경리는 “설령 일부 지각없는 사람들이 우쭐해서 (통속민족주의를 과시하며) 과잉 표현을 좀 했다 하자. 그들의 천진한 자랑 때문에 일본의 땅 한 치 손실을 보았는가, 금화(金貨) 한 닢이 없어졌는가, 왜 그렇게 못 견뎌 할까. 그 같은 자랑조차 피해로 받아들이는 그들이고 보면 우리 한국의 천문학적 물심양면의 피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안이 벙벙해진다”라면서 한국땅을 강제 점령한 일본의 과거를 비판했다.

박경리는 다나카 아키라와에게 화가 단단히 난 듯 “거칠 것 없이 남의 팔다리 잘라놓고 뼈 마디마디 다 분질러놓고 제 자신의 새끼손가락에서 피 한 방울 흐르는 것을 보는 순간 새파랗게 질리면서 ‘아파! 아파!’ 하고 울부짖는 형국”이라며 “이런 정도를 못 견디어 하는 증상의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생각건대, ‘한 시절 전만 해도 조선인은 우리 앞에 우마(牛馬)나 다름없는 존재 아니었나. 이제 와서 제법 사람 노릇 한다. 도저히 보아줄 수 없군.’ 그런 불쾌감도 있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에게서 문화를 조금씩 빌려 갔었던 무지하고 가난했던 왕사(往事)로 하여 사무쳐 있던 열등감 탓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신이 나서 발 벗고 나서서 떠들어대지만 좋은 것에 대해서는, 특히 문화 면에서는 애써 못 본 척 냉담하고 기분 나빠하고 깔아뭉개려 하는 일본의 심사는 어제 그제의 일이 아니었다”면서 “그 집요함을 도처에서, 사사건건 우리는 보아왔다”고 지적했다.

박경리는 “일본의 어느 잡지사 편집장이 내 집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것을 기억한다. ‘일본을 이웃으로 둔 것은 우리 민족의 불운이었다. 일본이 이웃에 폐를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피해를 주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민족을 떠나 인간으로서 인류로서 손을 잡을 것이며 민족주의도 필요 없게 된다’라면서 한국인이 민족주의자가 된 까닭이 일본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경리는 다음과 같이 일본에 직격탄을 날렸다.

“나는 젊은 사람에게 더러 충고를 한다. ‘일본인에게는 예(禮)를 차리지 말라. 아첨하는 약자로 오해받기 쉽고 그러면 밟아버리려 든다. 일본인에게는 곰배상을 차리지 말라. 그들에게는 곰배상이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상대의 성의를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힘을 상차림에서 저울질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