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계부 폭행으로 숨진 5살 친모 긴급체포…살인방조 혐의

2019-10-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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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친모 긴급체포
“아들 사망 가능성 알면서도 제지 안해”…구속영장 신청

5살 의붓아들 때려 숨지게 한 20대 계부 영장실질심사 / 연합뉴스 자료사진
5살 의붓아들 때려 숨지게 한 20대 계부 영장실질심사 /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계부의 잔인한 폭행 끝에 숨진 5살 아이의 친모가 살인방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숨진 아이의 친모 A(24)씨를 살인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부터 다음 날 오후까지 25시간가량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남편 B(26)씨가 아들 C(5·사망)군의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집 내부 안방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방조 혐의가 인정되고 A씨가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전날 오후 4시께 임시보호시설에 있던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당시 폭행으로 C군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폭행을 제지하지 않고 용인하는 등 남편의 살인 범행을 방조했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남편의 아동학대를 방임하고 아들에게 음식 제공과 치료·보호 조치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 아동복지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A씨는 경찰에서 "당시 남편이 다른 아들 2명도 죽이겠다고 협박해 무서워서 신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확인한 CCTV는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인 A씨 자택 안방 등지에 설치된 것으로 저장된 영상은 8월 28일 이후부터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6일까지 약 한 달치 분량이다.

이 영상에는 B씨가 의붓아들 C군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과 뜨개질용 털실로 묶고 목검으로 마구 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또 C군을 들었다가 바닥에 내던지고 발로 걷어차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도 찍혔다.

경찰은 살인방조 등 혐의로 이날 중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당시 무서워서 신고를 하거나 남편의 폭행을 말리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도 "아들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편의 폭행을 제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방조 혐의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A씨는 2017년 B씨가 C군과 둘째 의붓아들을 폭행해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적발됐을 당시 방임 혐의로 함께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경찰은 A씨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아동보호 사건으로 처리해 그를 가정법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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