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흡'은 불행 포르노” 촬영 현장 폭로한 여배우
2019-12-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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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인가?”
윤지혜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배우 윤지혜 씨가 영화 촬영 중 있었던 일을 말하며 감정을 토로했다.
윤지혜 씨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 괴롭고 죄송하다며 글을 적었다. 윤 씨는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며 "제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끝나자마자 최대한 빨리 잊으려 했고 '나는 할 만큼 했으니 보는 분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이 영화는 갈 길을 갈 것이다'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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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씨는 영화 촬영이 비정상적 구조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윤 씨는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다"며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 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지혜 씨는 영화에서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무겁게 짓눌려 있어야 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유지해야만 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아무리 극단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라도 배우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현장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장 좋은 연기가 나온다"며 "저는 온갖 상황들이 다 엉망진창으로 느껴지는 현장에서 하필 그런 감정을 연기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지혜 씨는 제작진 행동을 언급했다. 윤 씨는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고 요란한 경적을 내며 저를 피해 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년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만 다니며 이것 또한 재밌는 추억이 될 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보며 멀뚱거리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리고 말했다.
윤지혜 씨는 "한번은 감독님은 '그럼 이게 장편 데뷔작이네요?' 라는 제 질문에 '이런 학생 영화를 누가 입봉으로 보냐'고 말했던 권만기 감독의 자조적 시니컬도 기억한다"라며 "날 왜 캐스팅하고 싶어 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행인 하나 통제하지 못해서 아니 안 해서 카메라 앞으로 지나고 엔지가 뻔히 날 상황들은 제 눈에만 보였나 보다"라고 말했다.
윤지혜 씨는 영화 마케팅을 지적했다. 윤 씨는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도 동요하지 않으려 스스로 '더 좋은 작품 하면 돼' 라고 다잡으며 버티고 있는 저는 어제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됐다"라며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 한 번도 스케줄 부담 주지 않고 묵묵히 무한 대기하며 다 맞춰줘서?"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마음이 힘드니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현장이 밝았다? 제가 쥐어 짜낸 정주가 범죄에 동참할 때 웃었다는 부족한 설정으로 온갖 죄책감을 뒤집어씌우더니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웃고 찍힌 사진 하나로 제가 겪은 모든 고통이 괜찮아질 것 같나?"라고 말했다.
윤지혜 씨가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윤 씨는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인가?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 걸작 - 수상작 - 묵직한 -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라고 말했다.
영화 '호흡'은 지난 19일 개봉됐다. 아이를 납치했던 과거 범죄에 짓눌러 사는 정주와 납치된날부터 인생이 무너져 내린 민구가 마주친 내용이다. 호흡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 KTH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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