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주사 거부합니다” 주사실에 붙은 '성범죄 방지' 경고문

2019-12-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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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실 예절”이라는 제목으로 한 병원에서 작성한 내용
주사실 안내문 “저희는 기분이 나쁘고 매우 불쾌합니다”

한 병원 주사실에 붙은 안내문(경고문)이 눈길을 끌었다. 간곡한 부탁이 담긴 해당 안내문은 간호사를 상대로 한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지난 29일 한 SNS 이용자는 트위터에 해당 안내문 사진을 올렸다.

해당 안내문에는 "주사실 예절(간곡한 부탁의 말씀)"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병원 측은 안내문에서 "바지는 가급적 주사 맞으실 쪽 골반 밑으로 살짝만 내려주세요. 일부러 쭉 내려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간곡히 부탁 말씀드립니다. 저희가 여러 번 말씀드림에도 불구하고 계속 쭉 내려주시면 주사 놓기를 거부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희롱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되도록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농담으로 던진 말 한마디로 서로 불편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병원 측은 성희롱 발언 예시를 이렇게 적기도 했다.

바지 내려 주는 건 서비스 아닌가? 이런 왈왈왈왈왈

이왕 놔줄 거 아가씨가 놔주지! 이런 왈왈왈왈왈

아가씨가 내 엉덩이 만져(때려) 주는 건가? 이런 왈왈왈왈왈

병원 측은 안내문에서 "(이런 발언을 하면) 병원이 아닌 법원에서 뵐 수 있습니다. 그냥 웃자고 농담으로 던진 말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희는 기분이 나쁘고 매우 불쾌합니다. 이 문구로 불쾌하시고 언짢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간곡의 부탁 말씀드립니다"라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한 대학교  간호학부 나이팅게일 선서식 장면 /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한 대학교 간호학부 나이팅게일 선서식 장면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