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슨’ 비아냥 나오는데… 넥슨, ‘피파온라인4’ 또 급여 상향 논란

2020-03-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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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시스템, 180서 185로 또 상향
‘형평성 저해’ ‘과금’ 논란 가능성

'피파온라인4'는 공식 경기에서 급여 시스템을 도입해 유저 간 형평성을 중요시했다. / 넥슨
'피파온라인4'는 공식 경기에서 급여 시스템을 도입해 유저 간 형평성을 중요시했다. / 넥슨

온라인 PC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의 급여가 또 상향되어 유저들 사이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 공정성을 위해 도입한 급여 시스템이 유료형 아이템 결제 유도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다.

2018년 5월 출시 당시 ‘피파온라인4’는 전작인 ‘피파온라인3’와 달리 공식 경기에 급여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식 경기는 친선 경기와 달리 등급이 나뉘어 유저들 간 경쟁이 가능한 경기다. 티어(Tier: 단계·등급)가 나뉘어 있으므로 유저들은 대부분 공식 경기로 게임을 즐긴다.

유저들은 골키퍼(GK)를 포함한 선수 11명의 급여 총합을 170으로 맞춰야 공식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과금을 통해 능력치가 우수한 선수를 제한 없이 쓸 수 있었던 ‘피파온라인3’와 달리 ‘피파온라인4’는 과금·무과금 유저 간의 공식 경기 내 티어 상승 장벽을 낮췄다.

‘피파온라인4’ 선수 카드인 라이브 시즌, NHD 시즌 등은 2020 Team Of the Year(이하 TOTY), ICON 시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능력치가 낮기 때문에 급여 역시 낮게 책정된다. 게임에서 손흥민을 쓰고 싶은 유저는 급여 170 이내에서 한정된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급여가 높은 손흥민 카드를 사용하려면 타 포지션에 자연스럽게 급여가 낮은 카드를 써야 한다.

이처럼 급여를 제한함에 따라 일정 과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TOTY·ICON 시즌 카드 사용에 한계가 생겼다. 급여 시스템은 포메이션 균형을 이뤄 과금·비과금 유저의 격차를 줄이는 완충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피파온라인4’ 배급사 넥슨은 출시 후 지속적으로 급여를 상향했다. 출시 약 1년 만에 기존 급여를 170에서 175로 상향했고, 이어 TOTY·ICON 등 급여가 높은 카드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급여는 자연스럽게 180으로 올랐다. 이로 인해 유료형 아이템을 결제해야 얻을 수 있는 높은 급여의 카드를 포메이션에 다수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급여 상향으로 인해 TOTY·ICON 등 선수들이 한 포메이션에 여럿 등장하자 비과금 유저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넥슨은 현재 180으로 제한한 급여를 185로 상향하는 업데이트를 오는 26일 진행한다. 공정성을 도모하려고 도입한 급여 시스템이 과금, 즉 유료형 아이템 결제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바뀌었다는 볼멘소리가 유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피파온라인3’ 때부터 게임을 즐긴 유저 A씨는 “‘피파온라인4’의 가장 큰 장점은 급여 체계였다”며 “나를 포함해 게임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 비과금 유저가 유료 아이템을 굳이 결제하지 않아도 티어를 올릴 수 있던 것은 급여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시 때부터 급여가 15나 오른 만큼 올해 중순 우수한 능력치의 카드가 나오면 급여가 다시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저 B씨는 “급여가 올라가면서 TOTY·ICON 등 ‘현질‘(유료형 아이템 결제)로 얻을 수 있는 카드를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현질을 유도하고 과금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넥슨 게임은 ’현질‘로 카드 뽑기를 해도 좋은 선수가 나올 확률이 낮다. 괜히 ‘돈슨’이라는 말을 듣겠나”라면서 “형평성을 위해 도입된 급여가 수시로 상향되는 일이 달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주기적인 ‘현질’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C씨는 “‘피파온라인4’ 서비스가 종료할 땐 포메이션을 모두 ICON 시즌으로 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올 ICON 스쿼드’를 공식 경기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가 넥슨 '피파온라인4' 스쿼드메이커로 포메이션을 구성한 결과, 풀백-골키퍼 등 중요도가 낮은 포지션의 급여를 낮출 경우 ICON, TOTY 등 다수 카드 사용이 급여 185로 충분히 가능했다. / 김성현 기자
기자가 넥슨 '피파온라인4' 스쿼드메이커로 포메이션을 구성한 결과, 풀백-골키퍼 등 중요도가 낮은 포지션의 급여를 낮출 경우 ICON, TOTY 등 다수 카드 사용이 급여 185로 충분히 가능했다. / 김성현 기자

‘피파온라인4’ 제작사인 일렉트로닉 아츠(EA) 스피어헤드의 이해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출시를 앞두고 급여 시스템 도입 이유에 대해 “e스포츠가 공정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모든 포지션에 최고의 선수를 구성하는 형태에서 탈피하게끔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유저들은 유료형 아이템 결제를 유도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자, 이 디렉터가 언급한 ‘공정성’이 갈수록 지켜지지 않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넥슨은 급여 상향이 비과금 유저를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넥슨 측은 “급여 시스템은 모든 유저가 동등하게 정해진 한도 안에서 전략적인 스쿼드를 구성해 게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입했다”며 “초기 도입 목적에 맞게 현재까지 잘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고 다양한 시즌 카드가 추가돼 일반 유저가 보유한 선수들의 능력치와 급여가 자연스럽게 상승했다고 넥슨 측은 밝혔다.

넥슨은 “서비스 상황에 맞춰 일반 유저의 최소 스쿼드 구성을 돕기 위해 급여 시스템을 비정기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예외 없이 모든 유저에게 적용된다”면서 “현재 급여 시스템의 개선 방식은 전략적 재미를 계속 유지하면서 최초 도입 취지인 공정한 경기의 틀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