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검사 방해’ 8년 자격정지 中 수영선수 쑨양, 중국인이 등을 돌리다

2020-05-20 19:17

add remove print link

최근 36만명의 팔로워를 잃고 일부 누리꾼은 호주 선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
금지된 약물에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혈액의 유리병을 부숴

사진출처 / ABC 화면 캡쳐
사진출처 / ABC 화면 캡쳐
도핑 검사를 방해한 혐의로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8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중국 수영 스타 쑨양(29)에 대해 중국인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도핑검사를 회피했다는 이유로 8년의 자격정지를 받은 쑨양에 대해 중국 스포츠팬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의 팔로워 추종자 수는 지난 2개월 동안 36만명이 급감했다.

이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쑨양의 전 추종자들은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쑨양 선수와 맞서 싸운 후 중국 스포츠 팬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당한 호주 수영선수 맥 호턴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중국인에게 그렇게 오랫동안 거짓말을 해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쑨양이 틀렸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썼다.

쑨양의 전 지지자 중 일부는 인스타그램에서 호턴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는 중국에서 금지되어 있지만, 일부는 여전히 가상 사설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접속하고 있다.

사진출처 / ABC 화면 캡쳐
사진출처 / ABC 화면 캡쳐

한 중국인은 맥 호턴의 인스타그램에 “죄송합니다. 당신을 지지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는 “'중국인으로서 당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너에게 한 짓을 용서해 주길 바란다. 너는 용감하고 강한 사람이다. 넌 정말 전사”라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태도 변화는 지난해 쑨양이 단상 공유를 거부한 호턴을 겨냥해 깨끗한 스포츠의 입장을 취했다며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호턴은 지난해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쑨양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그는 쑨양과의 기념촬영을 거부하는 등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쑨양은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거부한 호턴에 대해 “나 개인이 아니라 중국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쑨양은 2018년 9월 도핑검사 샘플을 채집하려고 중국의 자택을 방문한 검사원들의 활동을 방해해 도핑 테스트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올해 2월 28일 CAS로부터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쑨양은 도핑 검사관들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경호원들과 함께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훼손했다.

올림픽에서 세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쑨양은 CAS의 판결이 나온 직후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이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나는 내가 결백하다는 것을 확실히 믿는다”라고 주장하며 “많은 사람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장원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