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가 사람에게 코로나19 옮겼나" 동물→인간 전염, 첫 사례 조사 착수

밍크가 사람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옮겼을까.

유럽 전문가들이 네덜란드, 스페인 등 유럽 농장에서 사육되는 일부 밍크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전염 경로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밍크로부터 농장 인부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사실이라면 동물-인간 간 첫 전염 사례를 확인되는 것이다.

3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스페인 두 나라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된 밍크가 120만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덜란드 식품당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준 자국 27개 밍크 농장에서 코로나19에 걸린 개체가 발견돼 110만여마리를 살처분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도 북부지역의 한 밍크 사육장에서 지난달 13일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 결과 87%가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9만2700마리를 살처분했다.

앞서 지난 5월 말 스페인 동부에 있는 한 밍크농장에서 일하는 직원 14명 중 7명이 코로나19에 걸린 바 있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사람이 밍크에 코로나19를 전파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밍크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수의학과 연구팀은 "동물과 사람에게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서로 유사했다"면서 "사람으로부터 코로나19가 전염된 동물이 다시 사람을 감염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물론,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에 걸린 동물들은 사람들과 접촉한 후 확진됐다면서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밍크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관련 연구는 어떤 동물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고, 어떤 동물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전 세계 밍크 모피의 3분의 1을 생산하지만, 아직 밍크가 코로나19에 걸린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덴마크와 중국, 폴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모피를 네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