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멋진 '블랙핑크' 컴퓨터를 소개했는데…뭔가 이상합니다”

2020-10-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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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필리핀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블랙핑크 컴퓨터 소개 사진 배경에 욱일 문양…지적 나오자 게시물 삭제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 필리핀 지사가 공식 SNS에 욱일기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AMD 필리핀은 공식 페이스북에 "이 조립 컴퓨터를 보면 어떤 노래가 떠오르느냐. 하우 유 라이크 댓, 아이스크림, 킬 디스 러브?"라는 글과 함께 조립 컴퓨터 사진을 게재했다.

AMD 필리핀 페이스북 캡처
AMD 필리핀 페이스북 캡처

사진 속 컴퓨터는 핑크색 디자인에 블랙핑크 로고를 박아넣은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AMD 측은 한 개인 컴퓨터 제작자가 블랙핑크에 영감을 받아 만든 컴퓨터라고 소개했다.

문제는 사진 속 배경이었다. 컴퓨터 뒤로 보이는 벽면에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욱일기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욱일 문양이 장식되어 있었다. 일본식 성곽과 후지산 뒤로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묘사한 너무나도 명백한 욱일 문양이었다.

이하 페이스북
이하 페이스북

K팝 그룹에 영감을 받은 컴퓨터를 소개하면서 배경으로 한국인들이 특히 민감해 할 욱일 문양을 사용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해당 욱일 문양을 AMD 측이 소개한 컴퓨터 제작자 작업실 벽에 장식된 그림으로 전해졌다. AMD가 의도적으로 욱일 문양을 배치했다기 보다는 개인 SNS를 가져오면서 이를 미처 고려하지 못한 셈이다.

댓글에서 지적이 나오자 AMD 측은 욱일 문양이 나온 사진을 삭제했다가 나중에는 게시물 자체를 삭제했다. 해당 컴퓨터 제작자도 개인 SNS에서 욱일 문양이 나온 사진 자체를 삭제했다. 그러나 다른 사진을 보면 여전히 벽면에 있는 욱일 문양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욱일기와 욱일 문양을 일본 제국주의와 전쟁 범죄 상징으로 인식해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그 외 아시아 국가는 한중만큼 욱일기 문제에 민감하지 않다.

지난 9일 필리핀 SNS 스타인 벨라 포치가 욱일기 문신을 SNS에 게재한 것도 이러한 인식 차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한국 네티즌들이 벨라 포치를 비난하면서 일부 인종차별적 표현을 사용하고, 필리핀 네티즌들이 이를 맞받아치면서 양국 네티즌간 감정 싸움으로 치닫기도 했다.

같은 달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주재 한국 공무원이 욱일 문양을 간판에 사용한 일식집 주인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간판 디자인을 바꾸게 한 사연도 전해졌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