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커트에 12만5000원 받는 미용실… 원장님 가치관이 상당히 특이하네요
2021-05-3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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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드문 남성 헤어디자이너…탈모 고객 스타일링 전문
하루살이 마니아적 취향에 과거 억대 연봉에도 잔고 0원


남자 머리 한번 자르는 데 12만5000원. 그런데도 손님이 몰린다. 28세 나이에 벌써 억대 연봉을 찍으면서도 통장 잔고는 늘 0원인 여성. 소셜미디어(SNS)에서 ‘탈모계 이국종’으로 불리는 이미영(37) 남성 전문 헤어디자이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남성 전용 헤어샵 '어헤즈맨'은 디자이너 등급에 따라 커트비가 천차만별이다.
일반 디자이너는 3만5000원, 톱 클라스 디자이너는 5만5000원, 부원장은 7만5000원을 받는다. 이미영 원장에게 머리를 맡기면 12만5000원을 내야 한다.
파마비는 이보다 두세 배 비싸다. 일반 디자이너가 14만5000원, 톱 클래스가 16만5000원, 부원장이 18만5000원, 원장이 25만5000원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남성 대상 미용업 매출은 여성 대상 미용업의 3분의 1에 불과해 남성 전문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씨는 남성 전용 헤어 디자이너의 길을 택했다.
7000원으로 시작한 커트비는 12만5000원까지 올랐다.
이 원장의 성공 비결은 가르마와 파마기술을 이용해 탈모 머리를 감쪽같이 감춰준다는 데 있다. 대신 이씨에게 제대로 시술을 받으려면 불편하더라도 머리카락을 많이 길러서 가야 한다.
이 원장은 특히 남성 탈모 고객 스타일링 솜씨가 유명하다. 모류(毛流)의 방향을 바꿔주는 것이 그녀의 미용 기술 비법이다. "뿌리를 꺾는 파마로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방향을 바꿔 탈모가 진행 중인 부분을 덮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같은 스타일링은 옆 머리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원장은 2012년 tvN 예능 프로 '화성인 바이러스'를 통해 월 1000만원의 씀씀이를 과시했다.
당시 청담동에 위치한 모 헤어샵의 부원장이었던 이 씨는 연봉은 1억원에 달하지만 통장 잔고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녀는 하루살이녀가 된 이유에 대해 "길을 가다가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고 재테크를 했는데 죽으면 너무 아깝다. 그래서 현재 행복하면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제 인생에 할부는 없다"며 자신의 지출내역을 소개했다. 한 끼 식사 비용으로 98만원, 패션 코칭비로 330만원, 태국 푸켓으로 떠나 프로필 촬영비로 600만원을 썼다. 홍콩 원정 소핑으로 1000만원으로 쓰고, 성형수술 풀패키지에 2000만원을 소비했다.
그녀는 "한 달에 1000만원가량 소비한다. 집도 월세로 원하는 집을 옮겨 다닌다. 나머지는 쇼핑과 유흥비다. 거기에 거의 다 나간다"며 "남자들한테도 돈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그녀는 첫 방송 출연을 한 2012년 월 1000만원의 수익에서 2017년 월 5000만원, 2019년 연 10억원의 개인 매출을 인증한 바 있다.

2년 전부터는 휴일을 쪼개 전국 투어 미용 강연도 다닌다. 서울·부산·대전·제주 등을 방문해 미용사 지망생에게 자신의 성공 비법을 전수한다.
그녀는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미용실 특성상 일부러 레이싱이나 복싱을 배웠다. 2016년엔 머슬마니아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남성 고개들과 헬스나 운동을 주제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