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사람이 '급발진 의심 티볼리 익사사고' 영상을 보고 한 말 (영상)

2021-07-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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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져 죽을 뻔한 사람들이 직접 밝힌 경험담
"평소 들은 지식 있어도 그때는 아무 생각 안 나"

그래픽=픽사베이
그래픽=픽사베이
최근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저수지로 돌진해 운전자가 익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누리꾼들을 놀라게 만든 적이 있다.

사고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께 발생했다. 74세 운전자가 몰던 티볼리가 갑자기 맹렬한 속도로 저수지로 직진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운전자가 "갑자기 왜 이래", "브레이크도 안듣고", "문이 왜 열리지 않지" 등을 외치는 모습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이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해당 사고는 여러 뒷말을 낳았다. 급발진이 의심된다는 말이 우선 나왔고, 창문이 제대로 안 열린 것도 석연찮다는 말도 나왔다. 유족은 운전자가 해병대 출신으로 수영을 잘하는 까닭에 창문만 제대로 열렸다면 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소식은 위키트리에도 소개돼 20만명이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급발진 의심 '티볼리' 저수지로 돌진… 차문 안 열려서 운전자 익사 (충격 영상) 블랙박스에 큰 도랑도 넘어서는 장면 찍혀
위키트리 | 세상을 깨우는 재미진 목소리

말 그대로 물에 빠져 죽다 살아난 한 남성이 이 사고 소식을 듣고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 7일 올린 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남성은 “진짜 물에 빠지면 ‘멘붕’이 온다. 저수지에 빠진 운전자 분이 그 상황에서 왜 못 나오셨는지 공감이 돼 제 이야기를 적어본다. 평소 들은 지식이 있다 해도 그 상황에서는 아무 생각이 안 났을 거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래 전 여름 시골 저수지에서 동네 아이들이 저수지에서 다이빙하며 놀던 걸 보고 수영도 못하면서 물이 깊지 않아 보여 천천히 들어갔습니다. 큰 바위가 물속에 있기에 그걸 밟는다고 밟았는데 이끼 때문인지 미끄러져서 물속에 빠지게 됐는데 순간 당황하면서 물속에 빠졌을 때 숨 참고 가만히 있으면 몸이 저절로 떠오른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숨을 참고 가만히 있었는데 웬걸 떠오르긴커녕 더 깊이 들어가 결국 허우적대다 물 마시고 기절했습니다. 기절 후 기억이 없어서 어떻게 구조됐는지도 모르고 경황도 없어서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근처에서 물놀이하던 사촌 형이 절 건져서 구강호흡법(구강소생술)로 살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깊은 산골에 있는 시골이라 119 불렀어도 한참 걸렸을 텐데 사촌 형 덕분에 살 수 있었죠.”

그는 “그 사고 후 자다가 물에 빠져 죽는 꿈 때문에 힘들었다. 물 근처는 쳐다도 안 보다가 군대에 갈 나이가 돼서 수영을 배워 나중에는 (수영을 해야 하는) 철인 3종 경기에도 나가게 됐다”면서 “하지만 바닥이 보이는 수영장과 달리 바다, 저수지, 호수 등은 시계 확보가 안 되고 바닥이 안 보여서 그때나 지금이나 무섭다.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있지 않았다면 철인 3종 경기에 나갈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토바이 사고로 갈비뼈 8개가 부러지는 사고도 겪었지만 물에 빠졌을 때가 가장 무서웠고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운전자가 저수지에 빠진 영상을 보면서 그때 일이 생각난다. 운전자 분의 고통이 남일 같지 않아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라면서 “부디 정확한 원인을 찾아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에게 힘 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글을 읽은 한 누리꾼은 다음과 같은 경험담을 올렸다.

“저는 진짜 죽었다 살아난 거 같네요. 중3 때 친구들이랑 저수지로 캠핑 갔다가 수영을 했습니다. 저수지 중간에 떠 있는 통나무를 짚고 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멀더라고요. 터치하고 돌아서는데 엄청 먼 거예요. 그때 이미 힘이 다 빠져서 힘 빠졌다고 소리쳤지만 다들 장난치는 줄 알고 웃고 난리더라고요. 수영할 줄 아는 사람이 저뿐이라 도와줄 사람도 없긴 했어요. 한 녀석이 바람 빠진 튜브를 던졌는데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버렸습니다. 진짜 죽는 힘을 다해 팔을 저었는데 나가는 거 같지도 않았습니다. 발을 딛고 싶어도 혹시나 안 닿으면 바로 죽을 거 같아서 끝까지 팔을 저었네요. 그러다 완전 힘이 빠져 마지막에 발을 딱 내리고 까치발을 하니 (저수지 수면이) 딱 코까지 오더라고요. 근데도 애들이 허리츰까지만 들어오고 더 이상 안 들어오더라고요. 실망한 나머지 전 바로 혼자 집으로 갔네요. 그때 살았던 이유가 날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걸 인지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괜히 도움 기다렸으면 죽었을 듯. 시골 저수지였는데 2년 전에도 누가 빠져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픽=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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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한문철TV'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