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석’ 악어에 팔 물려 물속 끌려들어 간 조련사… 위기의 순간 등장한 사람 (영상)

2021-09-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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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상황
순식간에 행동에 나선 이 사람

악어에 대해 보통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악어는 침침한 물속에 잠겨 눈만 내놓고 있거나, 햇볕을 쬐며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거나, 조련사가 던져주는 고기나 받아먹는 느낌이다.

이하 언스플래시
이하 언스플래시

그러나 악어는 현존하는 파충류 중 단연 원톱으로 손꼽히는 맹수 중의 맹수다. 특히 주요 활동 지역인 민물에서는 악어를 상대할 수 있는 동물이 거의 없다.

특히나 악어의 공포스러운 점은 바로 특유의 턱 힘이다. 악어의 턱 힘이 얼마나 강한지 간단히 설명해보겠다.

사람이 꼬집는 것과 깨무는 것, 어느 쪽이 더 아플까? 당연히 깨무는 것이 더 아프다. 그 이유는 손톱보다 치아가 단단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악력보다 깨무는 힘, 치악력이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치악력은 약 45kg 정도. 생명체 중에서는 비교적 강한 편이다.

그렇다면 악어의 치악력은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말자. 악어의 치악력은 약 1톤에서 2톤 정도로 측정됐다. 일설에 의하면 3톤의 힘을 보여준 악어도 있다고 한다. 현존하는 생물 중 악어보다 치악력이 강하다고 추정되는 생물은 바다 상어 백상아리뿐, 그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악어의 턱 힘이 강한 이유는 악어의 턱을 감싸고 있는 근육이 일반적인 근육과 달리 3중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악어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단단한 거북이 등껍질도 비스킷 먹듯 씹어먹어 버린다. 두껍기로 유명한 하마의 피부 역시 악어 이빨은 그냥 뚫어버린다.

속도 역시 매우 빠르다. 악어는 사냥감을 습격할 때 20분의 1초 만에 깨물어버릴 수 있다.

악어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 이제부터는 영상을 보자.

유튜브, 'Inside Edition'

위 영상은 지난 14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촬영된 것이다.

영상을 보면 조련사는 처음에 악어에게 먹이를 주려 한다. 조급한 악어가 서둘러 다가오자, 조련사는 악어에게 천천히 움직이도록 진정시킨 뒤,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다가온 악어의 턱 밑을 짚어 악어를 뒤로 밀어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뒤로 밀리던 악어가 갑자기 그 팔을 덥석 물어버린 것. 깜짝 놀란 조련사가 팔을 빼려 했지만, 악어는 팔을 물고 무서운 힘으로 그대로 물속에 끌고 들어가 버린다.

조련사는 어떻게든 버티려했지만 악어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악어는 조련사의 팔을 꼭 문 채 갑자기 제자리에서 몸을 옆으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팔을 물린 조련사 역시 따라서 돌게 됐다.

이는 악어가 사냥할 때 주로 쓰는 기술 ‘데스 롤(Death roll)’,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죽음의 소용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행동의 목적은 몇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먹잇감의 힘을 빼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물속에서 익사시키려는 것이다.

즉, 지금 이 악어는 명백하게 조련사를 먹이로 인식하고 있다. 자칫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

그때였다. 한 남자가 등장하더니 "문제가 생겼다" 소리 지르고 우리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는 조련사가 악어의 몸통을 잡아달라고 외치자 곧바로 몸을 사리지 않고 악어 위에 올라타 붙잡았다.

남성이 악어를 붙잡고 있는 사이 조련사가 서서히 손을 빼내자 악어는 더 심하게 몸부림을 쳤다. 일촉즉발의 상황.

다행히 다른 직원까지 나서면서 모두가 악어 우리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놀라운 점은 몸을 던져 도와준 저 남성은 그냥 동물원에 아이의 생일을 기념해 놀러 온 관광객이었다는 부분이다. 어떤 전문성도 요령도 없지만 조련사를 도와야겠다는 일념에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었다는 말이다. 그의 기지로 조련사는 무사할 수 있었다.

이후 취재진 인터뷰에서 아이를 안고 상황을 설명하는 그의 얼굴에는 선량함이 가득했다. 아이는 카메라를 창피해하면서도 아빠가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누군가는 악어의 턱 힘이 그렇게 강하다면서 조련사의 팔이 비교적 온전한 것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 비밀은 악어 특유의 입 모양에 있다.

앞서 말했지만 악어의 턱 힘은 톤 단위 위력이다. 이 무게를 버틸 수 있는 뼈는 어디에도 없고, 심지어 악어 자신의 뼈 역시 그렇다.

악어의 입이 만약 꽉 다물어지는 구조로 만들어졌다면 악어는 자기 턱뼈부터 부러트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악어의 입 모양은 위아래로 꽉 다물어지지 않게끔 진화했다. 사람으로 치면 입을 항상 ‘헤’하고 벌리고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조련사의 팔이 괜찮았던 것은 비교적 얇아서 악어 입 틈으로 통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다리나 몸통 등 비교적 두꺼운 부위를 물렸다면 큰 부상을 입었을 수도 있는 아찔한 사건이었다.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