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버리 만들자” 심석희 카톡에서 가장 심각한 내용 (+경기 영상)

2021-10-08 14:29

add remove print link

쇼트트랙 심석희 카톡 대화, 디스패치가 보도
브래드버리에 호응한 심석희, 승부 조작 의혹

디스패치가 보도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승부 조작'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대화는 당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A 씨와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 심석희는 승부 조작 의혹(브래드버리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11일 냈다.

심석희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던 지난 2018년 2월 코치 A 씨와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2월 11일~16일에는 이른바 '브래드버리'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쇼트트랙 등 빙상계에서 브래드버리는 경기 도중 앞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뒤에서 더 못 달리던 선수가 졸지에 메달을 획득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호주 쇼트트랙 선수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1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당시 안현수, 안톤 오노, 리자쥔 등 메달이 유력한 선수들이 몸싸움을 하다가 모두 넘어지면서 졸지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사실상 메달과 거리가 먼 선수였다.

심석희, 최민정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출발하고 있다 / 이하 뉴스1
심석희, 최민정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출발하고 있다 / 이하 뉴스1
심석희
심석희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2018년 2월 11일 코치 A 씨가 "힘 남으면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카톡 메시를 보냈다. 그러자 심석희는 호응하며 "응응. 가즈아어"라고 답했다. 같은 달 13일 코치 A 씨는 "브래드(버리) 만들던지 우리가 하던지 둘 중 하나"라고 했고 심석희는 "ooo"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같은 달 16일 카톡 대화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최민정을 언급했다. 대화 도중 "국민 쌍X"이라는 욕설도 오갔다. 코치 A 씨는 "뭐 하다가 아닌 거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심석희는 "응응 후아후아"라고 답하며 호응했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최민정과 고의로 충돌해 메달을 따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달 22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순조롭게 달리던 최민정이 경기 도중 심석희와 뒤엉켜 둘 다 빙판 위에 넘어졌다. 최민정은 일어나 다시 질주했지만 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동시에 3관왕 꿈도 날아가 버렸다. 심석희는 주행 방해로 실격당했다. 졸지에 다른 국가의 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쓸어갔다.

심석희, 최민정이 함께 출전한 여자 쇼트트랙 100m 결승 결과 / MBC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화면
심석희, 최민정이 함께 출전한 여자 쇼트트랙 100m 결승 결과 / MBC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화면

다음은 당시 경기 영상(움짤)이다.

gfycat(SBS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화면)

심석희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최민정 등과 다시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해 '한 팀'으로 뛴다.

브래드버리 의혹과 관련해 심석희는 11일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기사에서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에게 고향인 강원도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꿈의 무대였습니다. 당시 저는 그간의 훈련 내용을 믿고 모든 경기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마음뿐이었으며, 올림픽 결승에서 제가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이 과정에서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최민정 선수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활용합니다. 해당 경기에서도 저와 최민정 선수는 각자의 특기를 활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루어져 이에 관한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