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기사 6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 배 2개 주고 떠난 손님

2021-10-25 17:10

add remove print link

버스 놓친 승객 도운 버스 기사
승객이 배 두 개 남기고 떠나

한 고속버스 기사가 난감한 상황에 처한 손님을 도와주고 배 2개를 받았다는 훈훈한 사연이 올라왔다.

A 씨가 손님에게 받은 배 사진 / 보배드림
A 씨가 손님에게 받은 배 사진 / 보배드림

지난 24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고속버스 기사 6년 만에 처음 받아봤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고속버스 기사 일을 하고 있다는 A 씨는 손님이 주고 갔다는 배 사진을 공개하며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A 씨는 "서울에서 안성으로 가는 홈에서 손님을 맞으며 서 있었다. 그런데 중년 여성 한 분이 버스에 오르기 위해 승차권을 스캔하는데 계속해서 승차권을 확인해달라는 메시지가 떴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A 씨가 승차권을 확인하자 이미 출발한 고속버스 티켓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님이 7분 늦는 바람에 차가 먼저 출발한 것이다. A 씨가 이미 차가 출발했다고 설명하자 손님은 깜짝 놀라며 "꼭 집에 가야 된다"라고 말했다. A 씨는 급하게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기사와는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기사와는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A 씨는 가장 빠른 버스를 다시 예매해야 된다고 손님에게 안내했다. 이어 "만약 안 오시는 승객분이 있다면 당겨타기를 통해 먼저 탑승할 수 있다. 빨리 다음 차라도 예매하셔야 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표는 이미 오후 11시 30분 차까지 모두 매진돼 있었다.

손님은 거의 울음이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변했다. 그러자 A 씨는 "만약 취소표가 나올 경우 현장 발권을 통해 탑승하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A 씨와 손님은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 취소표를 기다리며 대기하기 시작했다.

출발 3분 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기적적으로 한 고객이 탑승을 취소하며 자리가 하나 비게 된 것이다. A 씨의 도움으로 손님은 빠르게 현장 발권에 성공했다. 손님은 연신 감사 인사를 하며 자리에 가서 앉았다.

손님은 정류장에서 내리며 갑자기 A 씨에게 배를 2개 쥐여줬다. 그는 "기사님처럼 친절한 분은 처음 봤다. 다른 기사님이셨으면 상관 안 하셨을 것 같은데 기사님 덕에 집에 올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버스에서 내렸다.

A 씨가 손님에게 받은 배 사진 / 보배드림
A 씨가 손님에게 받은 배 사진 / 보배드림

A 씨는 인터넷에 올린 글을 통해 "다른 기사님이었어도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드렸을 거다"라며 "배 잘 먹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보배드림 네티즌들은 "저렇게 난감할 때 내 일처럼 신경 써주시는 분이 있으면 든든하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서로 돕고 사는 게 좋은 세상이다", "이렇게 신경 써주시는 분이 드문데 좋은 일 하신 것 같다", "좋은 일 하고 귀한 배를 받았다"라며 감동 섞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반응 / 보배드림
네티즌 반응 / 보배드림
home 김성민 기자 story@wikitree.co.kr